2022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제목의 영화가 나왔다. 학교폭력을 가한 부모들은 병원 이사장, 전직 경찰청장, 교사, 변호사 등이다. 이들은 돈, 권력, 연줄을 총동원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 피해자의 엄마는 가해자 부모들을 상대로 고독한 싸움을 한다. 우리사회에서 너무도 흔한 다양한 부모들의 군상이 총동원된다. 우리나라 학교는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의 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대학 입시와 ‘내 자식만이 최고’만이 관통한다.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은 권리만을 주장하는 우리 사회의 산물이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끊이지 않는 갑질, 내로남불, 배금주의.
부모의 갑질은 일본에서는 일찍 나타났다. 2006년 20대 신입 교사가 자살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일본의 한 방송사가 「몬스터 페어런트」라는 드라마를 제작했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괴물」은 초등학교에서의 학생, 교사, 학부모의 기괴한 갈등을 괴물의 세계로 묘사한다. 홍콩에서도 2011년부터 학부모 괴롭힘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괴롭힘이 학교를 파괴시키고 있다. ‘괴물 선생’이 ‘괴물 부모’로 대체되었다. “‘신이 된 아이’를 누군가가 혹은 세상이 건드리는 것은 부모들에게 신성 모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괴물 부모들은 타인들에게는 자기 자녀를 신처럼,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은 자녀를 거침없이 막 대한다. 이 이중성이 자녀들을 분열시킨다.” 괴물 부모가 탄생한 것은 학교에 대한 불신, 고학력 학부모, 학벌주의, 교육의 ‘서비스’ 화, 저 출산, 극심한 경쟁, 각자도생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결국 괴물 부모는 괴물 자녀를 만든다. 자녀가 또한 괴물이 되고 괴물 부모가 되어 사회가 괴물이 되는 것이다(김현수, 괴물 부모의 탄생, 2023.).
인간 사회는 어느 정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학습권과 교육권의 충돌 현상이 나타났다. 서구사회에서도 교권 침해를 겪었고 교직을 힘들고 험한 직업으로 인식하였다. 서구사회에서 교사 구인난을 겪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학교는 한 사회의 미래다. 그래서 선진국의 교육이 ‘시민’ 덕성을 함양하는 데 집중한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관용과 협업의 역량을 기르는 데 힘을 쏟는다. 소명 의식 없이 단순히 직업의식만 있다면 교직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2023년 10월 네덜란드 여행을 일주일 정도 하였다. 잠깐의 여행이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행복해보였다. 거리에는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길을 걸었다. 어떤 차별과 구별도 느끼지 못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조그만 도시의 작은 카페에 들렀을 때 카페 주인(?)인 여자는 친절하고도 유쾌하게 주문을 받고 ‘아름다운’ 웃음을 보여주었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다른 ‘인종’에 대한 관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간은 같다.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의 교육은 어떤가. 어제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나온 뉴스가 그것을 발해준다. 언제가 교육과 관련된 뉴스는 입시제도 뿐이다. 교육은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만 진심이고 그 후로는 무관심한 나라.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