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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스토리텔링 전쟁: 허블상수와 허블갈등


허블은 우리로부터 은하들이 멀어져가는 후퇴속도와  은하까지의 거리 사이에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은하의 후퇴속도와 거리 사이의 관계를 그려보면 일정한 기울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허블의 법칙이라고 부르고 이 상관관계의 기울기를 허블상수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주의 팽창률로 이해된다. 팽창률이란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고 그 역수는 우주가 지금까지 그 팽창률로 팽창해오는 데 걸린 시간이 되므로 허블상수는 우주의 나이를 추정하는 수치이다. 허블상수에 의한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 정도이고 그 측정 오차는 10% 정도이다. 허블 상수의 계산은 어렵고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의 팽창속도는 허블 상수(Hubble's Constant)에 의하여 측정할 수 있다. 허블 상수란 지구로부터 100만 파섹(par-sec)(326만 광년) 거리 당 후퇴속도를 말한다. 허블의 법칙은 외부은하의 후퇴속도가 그것들까지의 거리에 비례함을 의미한다. 멀수록 더 빨리 후퇴한다는 의미이다.


허블 상수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변광성과 초신성의 관측을 통한 측정과 우주배경복사 및 표준우주모형을 바탕으로 한 측정이다. 허블상수의 값은 허블이 1929년에 500km/s/Mpc(mega-par-sec)라고 발표했다. 이는 1백만 ‘pc’ 만큼 떨어진 천체는 1초에 5백km의 속도로 멀어진다는 뜻이다. 허블은 처음에 계산한 허블 상수 500으로 계산해보니 우주 나이가 지구 나이보다 적은 것으로 나왔다. 여기서 ‘pc’는 파섹(parsec, parallax of one arc second)으로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거리단위로 약 3.26156 광년이다. 


허블의 법칙은 V=Hr로 표현하는데, H는 허블상수, V는 후퇴속도, r은 은하까지의 거리이다. 허블상수는 외부은하까지의 거리와 후퇴속도를 측정하여 정한다. 거리는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와 절대광도의 관계에서 구할 수 있고, 후퇴속도는 도플러효과에 의한 적색편이의 양으로 구할 수 있다.


허블상수를 이용하면 우주의 나이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의 후퇴속도로 은하간 거리를 나누면 은하가 처음 있던 장소에서 그 지점까지 멀어지는 데 걸린 시간, 즉 우주의 나이를 구할 수 있게 된다. 


변광성과 초신성의 관측을 통한 측정과 우주배경복사 및 표준모형을 바탕으로 측정한 허블 상수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1Mpc 당 초속 73㎞와 68㎞). 이른바 허블갈등(hubble tension)이다. 허블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암흑에너지의 물리적 성질을 조금씩 변화시키거나 표준우주모형을 수정해왔다.


2023년 허블 갈등을 검증하는 이론과 수식이「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되었다. 이 저널은 1980년 이래 노벨 물리학상 연구의 60% 이상이 실려 노벨물리학상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 연구에 의하면 최근 우주의 물리법칙을 수정하여 허블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후기 우주에 새로운 물리학을 도입해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초기 우주의 물리법칙을 수정하거나, 기존 허블상수 측정방법 외에 중력파 등을 이용한 측정이 필요하다. 관측 데이터의 오차가능성을 좀 더 분석하거나 초기 우주의 새로운 물리법칙을 찾아야 한다.

https://journals.aps.org/prl/abstract/10.1103/PhysRevLett.131.111002


우주론 표준모형이라고도 불리는 ΛCDM은 빅뱅 이후 현재까지의 우주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리스 문자인 람다는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를 가리킨다. 우주상수는 기체의 압력과 밀도의 비율인 상태방정식 값을 측정한다. 우주상수는 ΛCDM 모형 안에서 암흑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금까지 모든 결과는 오차 범위 안에서 우주상수의 상태방정식 값인 ‘-1’에 부합했다. 이에 따라 표준 우주모형이라고 불리게 됐다. 1998년 우주물리학자들은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우주 공간의 약 68%를 차지하는 암흑에너지가 중력과 반대되는 힘으로 물질을 강하게 밀어내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암흑에너지가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우주상수와 들어맞을 확률이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가 2023년 나왔다. 기존 우주론 표준모형(ΛCDM)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분석 결과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 값은 우주상수의 상태방정식 값인 ‘-1’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주의 가속팽창을 일으키는 암흑에너지는 우주상수가 아니라, 일종의 제5원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ΛCDM 표준 우주 모형 외에도 다양한 암흑에너지와 우주 모형이 존재한다. 이중에는 이번 연구에서 구한 암흑에너지의 상태방정식 값을 가지면서 동시에 허블상수 관측 값 불일치도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이론도 여럿 존재한다. 지난 수십 년 간의 ΛCDM 표준 우주 모형이 일궈낸 성과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연구 결과도 잘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우주 모형을 만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2022년 12월 다시 이영욱 연세대학 교수 연구팀은 우주가속팽창의 직접적 증거인 ‘초신성우주론’의 핵심 가정에 오류가 있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그동안 우주가속팽창 모델을 지지하는 증거로 사용된 초신성 데이터가 오히려 가속 팽창이 없는 우주모델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적색편이 구간의 다양한 샘플을 사용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관측 지점으로부터 다양한 거리에 있는 초신성의 데이터를 분석해 근거를 강화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주의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상의 어느 것도 불확실한 가설이다. 인간의 탐구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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