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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파괴자’ 130억여 년 전의 블랙홀 은하


2023년 5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빅뱅 후 5억7천만 년밖에 지나지 않은 은하(CEERS 1019)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먼 활동성 초대질량 블랙홀을 포착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적색편이가 7~9에 달하는 멀리 있는 초기 은하 여섯 개로 이 은하들은 133억~131억 년 전에 존재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초기 은하에서 발견되었다. 이 블랙홀 외에도 빅뱅 후 10억 년과 11억 년 지난 시점에 존재했던 더 작은 크기의 블랙홀 두 개를 추가로 확인했으며, 빅뱅 후 4억7천만~6억7천500만년 사이에 존재했던 은하 11개도 발견했다. 질량을 추정해보니 태양 질량의 100억~1000억 배에 달하는 엄청난 질량이었다. 우주가 시작된 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초대질량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태양 질량의 100억~1000억 배 수준의 질량까지 성장하려면 훨씬 더 오랫동안 은하가 성장해야만 한다. 현재의 모델로는 존재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은하 여섯 개의 질량은 하나의 초기질량함수를 적용해서 구한 결과였다. 초기질량함수가 우주가 진화함에 따라 계속 달라져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우주의 온도 변화까지 고려한 초기질량함수를 제임스 웹이 포착한 여섯 개의 초기 은하들에게 적용하면 처음 추정했던 질량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가벼워진다. 모두 10억~100억 배 수준의 훨씬 가벼운 질량으로 계산된다. 제임스 웹이 올라가기 전에는 먼 은하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확인하지 못한 우주의 나이에 따른 초기질량함수의 진화 가능성을 새로이 검증할 필요가 있다.


2023년 11월에는 빅뱅 이후 4억7000만년 뒤에 만들어진 블랙홀이 발견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천문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 블랙홀이다. 우주의 나이가 137.98 ± 0.37억 년이므로 133억 28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블랙홀이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우리 은하에 있는 것보다 10배가량 더 크다. 그 질량은 해당 은하계에 있는 별들의 총질량의 10~1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하나 인근 은하계의 블랙홀 무게가 보통 별들의 질량의 0.1% 정도로 측정되는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이렇게 거대한 것이 존재하기에는 정말 이른 시기였다. 이번 블랙홀은 서서히 성장한 것이 아니라 애초 거대하게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것보다 더 오래된 블랙홀이 조만간 관측될 가능성도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23-02111-9


2023년 2월 빅뱅 후 5억~7억 년 정도의 은하 후보를 6개나 찾아냈다. 기존의 이론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주가 시작된 직후에 은하가 이렇게 커지면 안 된다. 초기 우주에는 작은 은하밖에 없었다는 기존 우주론을 뒤흔드는 발견이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우리가 초기 우주의 역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며 우주 모델이나 은하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관측에서 발견한 거대 은하에 우주 파괴자(universe breaker)라는 비공식 명칭을 부여했다. 기존 우주론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https://band.us/band/9295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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