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고 교량 건설하고 질병 치료하는 개미
사람들은 농업은 수만 년 전에 인간이 처음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1억 년 전부터 농사를 짓는다. 잎꾼개미 같은 종은 자신의 집 안에서 버섯을 재배한다. 이들은 나무 잎을 뜯어 와서 작은 조각으로 잘라 버섯을 키운다. 버섯농사도 하는 일에 따라 분업이 잘되어 있다. 가장 큰 일개미는 줄기를 자르고, 작은 일개미는 잎을 씹으며, 가장 작은 개미는 버섯을 가꾼다. 이들은 거의 1억 년 전부터 이렇게 농사를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이 최초로 농사를 지었다는 것은 인간중심적인 역사이다.
농사뿐만 아니라 사냥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개미도 있다. 이들에게는 의사직업도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에 널리 퍼져있는 마타벨레 개미(Megaponera analis)는 흰개미만 잡아먹는다. 흰개미의 병정개미는 아래턱뼈가 매우 강해 사냥할 때 마타벨레 개미들이 상처를 입는다. 상처가 세균에 감염되면 이를 확인한 동료 개미가 가슴 측면에 있는 후늑막분비선(metapleural gland)에서 항생물질을 분비해 상처에 발라 치료한다. 이 개미는 넷플릭스 자연다큐멘터리「지구 위의 생명(Life on Our Planet)」중 ‘거대 생명체의 그늘에서(In the Shadow of Giants)’에 나온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3885-w
개미는 교량건설도 한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인 붉은 불개미는 둥지 한 개에 30만 마리가 서식해 불개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이다. 이들 개미는 땅속 둥지가 홍수로 물에 잠기면 서로를 붙잡아 뗏목을 만들어 몇 주 동안에 걸쳐 물 위를 떠다닌다. 이들 개미의 몸에는 물을 튕겨내는 발수 작용이 있어 미세한 털 사이에는 기포를 모을 수 있다. 그 한 마리, 한 마리가 긴밀하게 연결하면 기포의 크기도 커져 말하자면 거대한 튜브가 되는 것이다. 개미는 이런 기포로 떠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돌아다닌다. 뗏목은 층 구조로 이뤄져 있고, 불개미는 두 집단으로 나뉜다. 하나는 수면 쪽에 밀집해 정지해 있는 집단으로 무리를 수면에 띄우도록 노력한다. 또 하나는 그 위에 있는 집단으로 뗏목 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 집단 간에 순환이 일어나고 있어 위를 걷는 불개미들은 차례차례, 아래에서 지지하는 개체와 교대하고 있었다. 불개미들은 순환형의 대형에 의해 안정된 부력을 실현하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