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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템' 게임, 중독은 '이생망', 누구 책임인가

자녀의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은 누구의 책임일까


인간은 놀이를 재미로 하는 동물이다. 어떤 행동을 놀이로 간주하려면 생존에 즉각적인 관련이 없어야 하며, 자발적이고 의도적이어야 한다. 먹고살려는 목적으로 한다면 놀이가 아니라 직업이다. 인간만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두뇌가 큰 포유류나 새, 파충류, 어류, 무척추동물 중에서는 문어와 벌도 놀이를 한다. 고릴라는 나무 덩굴에 매달려 논다. 쥐는 미로에서 숨바꼭질한다. 개나 고양이 심지어는 새도 재미있게 놀 줄 안다. 심지어는 파리도 논다. 노랑초파리들이 회전목마를 즐긴다는 증거를 관찰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미심쩍은 면은 좀 있지만 최초의 사례이다. 뒤영벌이 나무 공을 굴리며 노는 것도 확인되었다. 곤충은 감정이 없는 생물이라는 전통적인 사고와는 전혀 맞지 않는 증거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다 알 듯이 대부분의 고양이는 훈련을 받지 않아도 공을 굴리고 물건을 가져오는 놀이를 한다. 고양이는 털실 뭉치를 갖고 놀 대도 일정한 크기 이하의 것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특징을 보인다. 종마다 갖고 노는 대상과 방식이 다르다. 어떤 고양이는 주인 옆에 ‘장난감’을 떨어뜨리고, 어떤 고양이는 주인이 물건을 던졌을 때 주인에게 갖다 준다. 놀이를 하는 동물은 어느 정도 지능이 높아야 가능하다. 이런 고양이가 오랜 세월 자연선택 되어 살아남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놀이는 지능개발에 좋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3-47409-w#citeas


놀이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는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한다. 게임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일찍이 1998년 과학계에서 밝혀냈다. 게임을 하면 도파민이 30~50% 증가한다. 물론 음식을 먹을 때에도 도파민 분비가 50% 증가하며, 성행위를 할 때는 최대 100%까지 증가한다. 마약류는 300% 이상,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하면 약 1000% 이상 늘어난다. 게임은 놀이로서 정신건강과 지능개발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문제는 중독이다.


게임은 취미 활동 중 하나로 세계적인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거대한 문화 산업의 한 축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콘텐츠 수출액의 약 70%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아이들의 놀이의 중심은 게임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만장일치로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인정하여 정식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 예정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에 몰두하면 도파민이 계속 분비된다. 이 자극이 계속되면 충동을 자제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게임에 중독된다. 청소년이 게임중독에 빠지는 것은 학교생활이 어렵거나 입시 등으로 갈등을 겪으면서 정서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서가 많다. 문제는 게임중독은 마약중독 같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일반 게임중독에 빠지면 입시는 물론 삶 자체를 파괴한다. 게임을 못하게 하면 더욱 열심히 한다. 게임을 대체할 놀이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학교에서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을 실질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휴대전화가 교육에 나쁘므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은 교육부와 학교, 관련 단체 간 합의에 의한 결과이다. 핀란드 역시 수업 중 휴대전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유럽과 미국 사립학교 등이 앞서서 추진하는 추세이다. 얼마나 심각하면 국가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이런 결정을 했을지 대부분 이해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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