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모두 그동안 발표된 학계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유럽, 북미와 호주의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정자의 농도와 총 정자 수 모두 연평균 약 1.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에 걸쳐 50~60%가 감소한 셈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대 중반에는 정자 수의 중앙값이 ‘0’에 도달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한 세대 안에 생식 능력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이기도 하다. 1973년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 남미와 아프리카 남성도 포함한 연구에서도 정자 농도는 1972년 이후 매년 평균 1.16% 감소하고 있는데, 2000년 이후로만 한정하면 매년 평균 2.64% 감소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15%가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남성의 경우 절반가량이 불임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였다.
미세먼지는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세먼지란 ‘PM’이라 불리는 부유 고형물(particulate matter)을 말한다. 물질의 파쇄나 선별 같은 처리나 연소나 합성 같은 처리과정에서 생기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미세한 물질이다. 폐나 호흡기에 흡입되면 부작용이 발생하고 햇빛을 막아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을 방해하고, 동물이 이들 식물들을 먹을 경우 간접적 피해를 일으킨다. 대기 속 미세먼지 ‘PM2.5’는 인간의 정자의 질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 먼지는 정자 수(sperm production)를 줄이고, 생식 작용(generative process)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도 남자의 정자에 악영향을 미친다. 20회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적게 쓰는 사람에 비하여 정자 수치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21% 높다. 정기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건강한 남성 생식능력 최소치보다 낮은 정자 농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30% 증가한다. 하체로부터 휴대폰을 멀리했을 경우 정자에 미치는 영향은 준다. 휴대폰은 바지주머니에 넣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 물론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니긴 하다. 여러 가지 정황상 휴대전화는 가급적 줄이는 것을 권장한다.
농업에서 사용되어 우리가 먹는 음식에 남아 있는 살충제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용 살충제가 남자들의 생식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가급적 살충제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먹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다.
각종 화학물질도 주요 원인이다. 또한 플라스틱과 살충제에서 나오는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Endocrine disruptor chemical, EDC)이 주범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인간과 비슷한 환경에서 사는 개도 화장품이나 개인 위생용품,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이는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i(2-ethylhexyl)phthalate} 같은 인공 화학물질 때문에 생식 능력을 감소된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비만도 원인이다. 남성의 허리둘레가 5㎝ 증가할 때마다 정자 농도가 6.3%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다. 과도한 체지방은 염증 분자를 생성해 생식기에 혼란을 일으키고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줄인다. 정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진다. 두 달간 16.5㎏을 감량한 남자의 정자 수는 40%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다. 다이어트 1년 후 다시 점검하자 체중 감량을 유지한 남성은 정자 수가 그대로였지만, 살이 다시 찐 남성들은 정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과 음식도 중요하다. 일주일에 세 번, 30분씩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자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호두와 아몬드 같은 견과류를 꾸준히 먹는 것과 ‘지중해식 식단’도 정자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