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이가 들면 변한다. 고상하게 나이 드는 사람도 있지만 추악해지는 사람도 있다. 평생 살아온 것이 사람들의 삶에 녹아 보여 지기 마련이다. 나이 들면 꼭 피해야 할 것은 꼰대가 되는 것이다. ‘라떼 꼰대’는 ‘나 때(라떼)는 말이야’라며 그냥 그런 옛날이야기만 하는 나이 든 사람을 지칭한다. ‘꼰대’라고 불리는 권위적인 사람이 젊은 사람에게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영어로 재밌게 ‘Latte is horse.’라고 쓰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과거의 기억에 묻혀 사는 사람들이다. 많은 경우 ‘새로운’ 책을 읽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이 과거 경험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와 미래의 환경은 분명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과거 경험 중 시작이 나쁘지만 결과가 좋은 사례는 과대평가하고 시작은 좋았지만 결과가 나쁜 경험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이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를 ‘해피엔딩 효과’(Happy ending effect)라고 부른다. ‘해피엔딩 효과’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우연하게 이루어진 성공이 미래에도 계속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우리의 생각은 변한다. 그것도 책을 읽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면 머릿속이 새로워진다. 즉 뇌는 유연하여 바뀐다는 의미이다. 그것을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나이 들어도 과거에 매몰되는 것은 새로운 책을 읽고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뇌의 가소성은 젊은 시절에만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뇌의 가소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되며 심지어 인생의 후반부에도 그 활동이 계속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뇌의 가소성과 관련하여 노트르담 수녀회의 사례는 놀랍다. 교육에 중시하는 노트르담 수녀회는 많은 교육을 받는다. 수녀들은 퍼즐과 카드 게임, 사회 이슈들에 대한 토론 등 다양한 정신적 활동을 끊임없이 계속한다. 그래서 그런지 수녀들은 오래 살았고 치매 발생률이 낮았다. 특히 메리 수녀는 알츠하이머병이었지만 1백 1세로 사망하기 전까지 정상적인 정신활동을 하였다. 젊었을 때 복잡하고 개념적으로 풍부한 글을 쓰는 수녀는 산문을 주로 쓴 수녀들보다 나이 들어 훨씬 더 정신적으로 활력 있게 살았다. 젊었을 때부터 지적인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나이 들어도 뇌의 노화가 덜 진행되었다. 물론 이러한 연구결과는 결과에 의해서만 판단한 것으로 추가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이 수녀회에서 계속 공부하였을 것이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 공부를 한다는 것은 최소한 ‘라떼 꼰데’로부터는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그래야 젊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런던 택시 운전사에 대한 연구도 유명하다. 16명의 런던 택시 운전기사들의 뇌를 검사했더니 그들의 후엽 해마가 매우 컸다. 택시 운전을 오래한 사람일수록 해마의 크기가 더 컸다. 런던에서 택시 운전면허를 받으려면 런던의 거리를 얼마나 아는지를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또한 매일 런던 시내를 운전하고 다니니 늘 런던거리의 지도가 머릿속에서 작동하였을 것이다. 결국 머리를 많이 쓰면 나이가 들어도 해마는 작아지기는커녕 커질 수도 있다.
물론 인간이 이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수십억 년의 진화과정에 탄생한 복잡한 존재이다. 그렇게 단선적인 존재가 아니다. 2021년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뇌의 노화 속도가 같다는 연구 결과가 그 점을 보여준다. 교육 수준에 따라 뇌 노화가 달라진다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이다. 유럽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최소한 11년 사이에 2차례 이상 찍은 뇌 ‘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다. 나이가 들면 뇌 조직의 용적이나 해마가 작아진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도 뇌의 용적이 줄어드는 속도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https://www.pnas.org/content/118/18/e2101644118.short?rss=1
물론 이 연구는 단순히 뇌의 용적이 줄어드는 속도만 연구한 결과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꾸준한 지식활동은 분명 건강한 삶으로 이끌어준다. 이글을 읽는 독자들은 필자의 글을 꾸준히 읽기를 바란다. 필자도 독자도 함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