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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왜 수유를 안하게 되었을까

엄마의 모성애는 놀랍다. 반면 남자의 부성애는 엄마보다는 약하다. 아내가 임신을 하면 남자는 변한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낮아진다. 이것은 아이에 대한 공격성을 줄이고 생식충동을 낮춘다. 아이의 출생 후 프로락틴(prolactin)과 옥시토신(oxytocin)은 아버지의 행동 및 아버지와 아이의 유대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아이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버지의 경우에만 아이와 함께 노는 동안 유대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농도가 증가한다. 자연은 아이가 태어나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한다. 인간 자신은 모르고 하지만.


몇몇 동물종의 수컷은 인간과 유사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비단 원숭이에 속하는 마모셋 수컷들은 새끼들을 업고 다니고 보호하고 음식을 먹여준다. 새끼를 낳으면 뇌의 앞 부위, 즉 전전두 피질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그곳에서 신경세포들의 연접 부위가 증가하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그것의 네트워크가 새롭게 정비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뇌 피질 부위에서 사회적 행동을 자극하고 새로운 역할에 임하는 수컷들을 도와주는 화학 전달 물질인 바소프레신에 대한 반응 능력이 상승한다.


새끼에게 수유를 하는 쪽은 암컷이다.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진화론자들은 왜 수컷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였다. 1970년대 진화론자들은 수컷이 수유하지 않는 이유를 ‘친자 불확실성’으로 설명했다. 새끼가 자기의 새끼인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수유를 하지 않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중남미에 널리 분포하는 올빼미원숭이는 수컷이 육아의 80~90%를 맡는 것을 설명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들 수컷은 수유는 하지 않는다. 이렇게 부성애가 강한데 수유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2024년 다른 설명이 나왔다. 포유류는 출생 후 수유를 통해 어미로부터 미생물을 전달받는다. 미생물에는 유해한 것도 있다. 암컷 포유류는 새끼를 자궁에 품고 있어 태생적으로 전염이 된다. 부모가 모두 수유를 하면 해로운 미생물이 전달될 확률이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수컷 포유류는 해로운 미생물의 전달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수유를 하지 않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95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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