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는 오래전에 지금은 우리 은하 내에서 오메가 센타우리(Omega Centaury) 구상성단이 되어있는 은하와 충돌하여 이를 흡수하였다. 오메가 센타우리는 지름이 150광년으로 약 1000만 개의 별이 있다. 맑은 날 남반구에서 보름달 같이 크게 보이는 성단으로 은하수 평면 바로 위에 있다. 2000년 전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 100~170)는 자신의 별 목록에 이 성단을 별로 기록했다. 이후 핼리 혜성 발견자로 잘 알려진 에드먼드 핼리(Edmond Halley, 1656~1742)는 1677년 성운임을 알아냈고, 존 허셜(John Herschel, 1792~1871)이 구상성단임을 밝혔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은 모두 별이 아니다.
허블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1만7700광년 거리에 있는 구상성단 ‘오메가 센타우리’(NGC 5139)에서 중간 질량 블랙홀의 증거를 발견했다. 성단의 가장 안쪽 영역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7개별은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서 성단을 탈출했어야 한다. 가장 빠른 것은 초속 113km나 됐다. 이 별들을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질량이 태양의 8200배 이상인 블랙홀밖에 없다.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것은 이 성단이 수십억 년 전 우리 은하에 흡수된 왜소 은하의 핵이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 바깥쪽 별들이 떨어져 나간 이 은하핵은 은하수 안에 갇혀 더는 진화하지 못한 채 시간 속에서 멈춰버렸고, 따라서 중심의 블랙홀도 더는 커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이 별인지 성단인지 우리 눈으로 분간이 되지 않는다. 블랙홀은 눈으로 볼 수도 없다. 눈은 마음의 창이지 객관적인 실재가 아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511-z
그리고 물병 은하(Aquarius galaxy)도 이미 우리 은하와 여러 번 충돌을 일으켜 붕괴, 흡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큰 개 은하(Canis Major galaxy) 역시 은하핵이 이미 우리 은하에 진입해 있다. 그러나 큰 개 은하는 그 질량이 우리 은하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완전히 충돌을 일으킨다 하여도 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 불규칙 은하인 궁수은하(弓手銀河, Sagittarius galaxy)도 우리 은하와는 7만8천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우리 은하의 지름이 9만여 광년임을 감안할 때 매우 근접해 있다. 별의 이동 속도를 기초로 우리 은하 중심에서 처음으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의 존재를 밝혀냈었다. 이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들은 202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또 큰 마젤란은하(Large Magellanic galaxy)는 우리 은하와 약 16만 광년, 작은 마젤란은하(Small Magellanic galaxy)는 21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이들 역시 둘 다 불규칙 은하이다. 그 외에도 우리 은하는 30여개의 작은 위성은하들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은하들은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우리 은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지만 이들 중 몇몇은 서서히 우리은하로 접근하고 있다.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우리 은하에의 중심에도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태양계에서 2만6천 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 은하 중심에는 태양의 410만 배 질량의 ‘궁수자리 A*’라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은하에는 블랙홀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은하와 병합되면서 그 블랙홀이 어딘가 남아있다. 초기 우리 은하의 중심에도 중간 크기의 블랙홀이 있었을 것이고, 이 블랙홀은 작은 은하를 삼키거나 더 큰 은하와 합쳐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은하는 오래전에 이 과정을 거쳤고, 지금은 초대질량 블랙홀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은하도 생명처럼 탄생하고 진화하고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면 죽는다. 그것을 지휘하는 것은 엔트로피라는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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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 오류와 과오를 잊지 않고
고통을 이해하고 줄이고
인간을 사랑하며 살고자
읽고 배우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