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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별과 생명과 인간

별도 인간이나 생명 같이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것은 없다. 붓다의 말대로 태어남이 있으니 죽음이 있다. 별의 일생은 대략 원시별, 주계열별, 죽음의 3단계로 나눈다.


원시별은 우주를 떠도는 가스와 먼지구름이 중력에 의하여 수축되면서 중심부의 압력과 온도가 올라가면서 빛을 내는 단계이다. 사람으로 보면 태아와 유아기이다. 수축으로 생기는 중력에너지 중 절반은 빛으로 방출되고 절반은 중심부를 가열한다. 물질이 중력에 의한 수축으로 작은 영역에 모이면 열과 압력이 증가하여 어느 한계 이상의 작은 영역으로 모이는 것을 막는다. 물질이 중력에 의하여 작은 영역으로 모이면 중력 퍼텐셜 에너지가 감소한 만큼 운동에너지가 증가한다. 운동에너지는 열과 압력이 되어 물질이 어느 한계 이상의 작은 영역으로 모이는 것을 막는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 더 작은 영역으로 수축하려면 에너지를 방출해서 수축에 저항하는 압력을 수축하려는 중력보다 줄일 수단이 있어야 한다. 즉, 중력 이외의 다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원자들은 중력 수축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전자기 상호작용(전자기력)을 통해 복사를 방출하며 에너지를 줄여 수축을 지속할 수 있어서 엄청나게 밀도가 높은 별과 행성을 만들 수 있다. 우리 몸에서도 복사에너지가 나온다. 어쩌면 별이나 인간이나 복사에너지 등에 의하여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 에르빈 슈뢰딩거는『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그런 시도를 하였다. 이미 생물리화학 등의 분야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별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의 상호작용이 모두 협력해서 우주에 빛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놀라운 복잡 계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것은 확인된 네 가지 힘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든 천체이다. 물론 생명과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생명과 인간도 물리법칙의 예외가 될 수 없다. 별은 거대한 우주먼지와 가스 구름이 중력의 힘에 의해 점차 합쳐지면서 만들어진다. 가스와 먼지구름은 밀도요동의 성장으로 형성됐을 수도 있고, 이전에 있던 무거운 별의 폭발로 형성됐을 수도 있다. 온도와 압력은 증가하지만, 중력은 더 커지므로 수축이 계속 진행된다. 중심부 온도가 임계점을 넘어가면 수소를 합성해서 헬륨을 만드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고,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로 온도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중력과 균형을 이뤄 더 이상 수축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빛을 방출하는 주계열별이 된다. 주계열성별은 전체 존재 기간 중 90%를 차지한다. 인간도 의식이 형성되는 5살과 생의 마지막 단계 몇 년을 빼면 90%이다. 별이나 인간이나 유사하다. 이것도 물리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물질의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중수소 핵융합이 일어나면서 갈색 왜성을 만든다. 갈색 왜성은 목성 질량의 최대 13배 정도이다. 중력 붕괴를 통해 형성되는 천체의 하한선은 목성 질량의 약 3~7배다.


원자들은 중력 수축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전자기 상호작용을 통해 복사를 방출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가 줄어 수축이 계속되어 엄청나게 밀도가 높은 별과 행성을 만들 수 있다. 헬륨이 타면 그 안에서 탄소, 산소, 철 등 무거운 원소가 탄생한다. 태양 같은 항성은 수소 여러 개를 헬륨으로 바꿔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빛이 지구로 오고 우리 인간과 생명을 탄생시키고 살아가게 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도 별 안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시간이 지나면 별도 죽는다. 물론 인간과 생명은 그 전에 열역학법칙의 엔트로피 때문에 죽는다.


가장 오래 전에 죽은 별은 에아렌델(Eärendel)로 알려졌다. 관측된 가장 먼 곳의 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빛의 속도가 제한되어 있어 그 별에서 출발한 빛이 130억 년이 지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빛이 무한하다면 우주의 과거는 우리가 관측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별은 태양 질량의 50배에 달하며 빅뱅 이후 9억 년에 형성되었다. 이렇게 먼 천체에 대한 관측은 원시 은하에 박혀 있는 별들의 집합체(성단)이다. 이렇게 먼별은 구분할 수 없다. 에아렌델에서 방출된 빛은 은하단 같은 매우 무거운 천체와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빛이 이러한 물체들에 의해 증폭되고 왜곡되어 결국 허블 우주 망원경에 의해 탐지되었다. 이 현상은 중력렌즈 효과라고 불리며,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유래된 효과이다. 빛이 블랙홀 근처를 지날 때 중력렌즈 효과가 나타나서, 관측 이미지는 왜곡되고 증폭되어 보인다. 에아렌델은 지구에서 55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WHL0137-08)에 의해 나타난 중력 렌즈 효과와 여러 우연성이 겹쳐 관측될 수 있었다. 우리가 사는 것도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너무도 우연적이고 이상하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449-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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