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구름 흘러가’ 노래 가사와 ‘산란’의 과학
우리는 세상을 ‘마음’으로 보지만 세상은 물리학으로 설명된다. 정태춘의 노래 ‘시인의 마을’은 이렇게 시작한다.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푸른 하늘 구름 흘러가며 당신의 부푼 가슴으로 불어오는 맑은 한줄기 산들바람…” 맑은 날 대낮에 하늘을 보면 파랗다. 저녁이 되면 붉게 노을이 지고 밤이 되면 검어진다. 태양이 우리 머리 위에 있을 때 하늘이 제일 파랗다. 태양빛이 공기를 통과하면서 빛의 산란이 일어나 하늘이 다양한 색으로 보이게 된다. 반면 구름은 대게 하얀색이거나 회색이다. 특히 가을날 파랑색과 흰색 하늘은 아름답다.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 안으로 들어오면 공기 입자와 만나 산란이 일어난다. 산란의 원리를 처음 밝혀낸 물리학자의 이름을 따서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물리학자 레일리 (John W. Strutt, 3rd Baron Rayleigh, 1842~1919)는 대기 중의 작은 입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빛의 산란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산란 현상이 일어날 때 짧은 파장의 파랑색 빛이 더 많이 지표에 도달한다. 그래서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청명한 가을날 하늘을 보면 너무도 푸르러 마음이 평온해진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노을이 지며 하늘이 붉어진다. 해가 기울면 빛의 이동 경로가 길어져서, 파란빛은 중간에 흩어져서 약해지고 긴 파장의 붉은빛이 많이 오면서 하늘이 붉어진다. 우리는 저녁노을에 감탄을 하며 감상에 젖는다. 특히 가을 하늘은 찐한 푸른색 빛깔이고, 노을이 지는 저녁에는 붉은색과 주황 빛깔이 강렬하다. 푸른 하늘과 붉은 노을에 왜 인간이 그런 감상에 젖는지는 나로서는 생물리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빛의 파장이 가장 긴 것이 빨간색이고 보라색으로 갈수록 파장이 짧아진다. 파장이 짧을수록 오래가지 못한다. 대낮에는 태양이 우리 머리 위에 있어 거리가 짧지만 보라색은 파장이 워낙 짧다 보니 먼저 산란되어 사라지고 보라색보다 파장이 조금 더 긴 파란색이 산란되면서 우리 눈에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일출과 일몰시에는 태양과 지구의 표면과의 각도가 작아진다. 작아진 만큼 태양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거리가 더 길어진다. 그렇게 되면 레일리 산란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 모든 빛들이 산란되어 사라져 버리고, 파장이 긴 주황색과 붉은색이 산란되면서 붉은 하늘이 연출된다. 일출보다 일몰이 더 붉게 물들고 장관인 것은 남아 있는 빛의 산란과 점점 작아지는 태양빛의 각도로 더욱 붉고 다양한 빛깔의 일몰이 연출되는 것이다.
구름은 하얗거나 회색이다. 왜 그런지도 과학자들이 오래 전에 밝혀냈다. 이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한 물리학자는 구스타프 미에(Gustav Mie, 1868~1957)이다. 구름은 공기 속에 있는 수분이 뭉쳐진 것이다. 빛의 파장보다 수분 입자가 크기 때문에 빛의 모든 파장을 산란시키는데 이를 미에 산란(Mie scattering)이라고 부른다. 빛이 공기 입자와 부딪치면 파장에 따라 산란강도가 다르지만, 빛이 구름 물방울과 부딪치면 파장과 관계없이 빛의 모든 색이 고르게 산란되면서 구름이 흰색으로 보인다. 햇빛은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무지개 색깔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색이 모여 흰색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