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극한 생존경쟁의 사회로 비약되었고 상호부조의 가치관과 철학은 학교, 가정, 공동체 내에서 외면되었다. 아이를 학원으로 ‘뺑뺑이’ 돌려 극한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사교육 열풍, 중고등학교와 대학은 성공과 취업경쟁의 장이 되었다. 우리 사회는 우리 부모들은 아이의 미래가 처절한 생존경쟁의 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자연선택과 생존경쟁은 적자생존과 상호투쟁을 통해 나타나기도 했지만 상호부조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프루동(Pierre Joseph Proudhon, 1809~1865)은 생존경쟁은 존재하지만 생존경쟁뿐만 아니라 상호부조도 있음을 강조한다. “모두에 맞선 각자의 전쟁은 자연의 유일한 법칙이 아니다. 상호투쟁만큼이나 상호부조 역시 자연의 법칙이다.” “진화의 한 요인인 상호부조는 어떤 개체가 최소한의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최대한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종이 유지되고 더 발전하도록 보증해 주면서 그런 습성과 성격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어쩌면 상호투쟁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우리는 진화론에서 따뜻한 사회를 배울 수 있다. 한 사람이 하품하면 자기도 모르게 하품을 한다. 이를 ‘행동 전염’이라고 한다. 영장류와 까마귀 등도 행동이 전염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유인원 사회를 관찰한 결과 친절한 행동은 전염성이 높다. 다른 침팬지가 털 고르기를 하면 옆에 있는 동료도 이를 따라 한다. 젊은 침팬지일수록 전염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함께 하는 놀이는 어린 침팬지에게 사회성과 행동 발달에 중요하다. 성인이 된 침팬지도 털 고르기를 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다. 인간의 친절함이나 다정함도 침팬지와 같이 전염성이 강할 것이다. 각박해지는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312467
11월 24일은 진화의 날(Evolution Day)이다. 1859년 11월 24일에 찰스 다윈의『종의 기원』첫 출간을 기념하는 날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등 위대한 과학자들의 이론은 새로운 과학이론으로 수정되었지만 진화론만은 150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다윈의 날은 2월 12일이다. 1809년 2월 12일 다윈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유인원의 진화행동을 이해하고 배워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의 작은 친절함이 다정한 언행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