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이를 학원을 전전하게 하느니 여행을 보내길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는다. “엄마 난 어디서 나왔어?” “엄마 뱃속에서 나왔지!” 그리고 이어지는 곤혹스런 질문에 누구도 제대도 답을 하지 못한다. 특히 말 안 듣는 ‘미운’ 일곱 살은 ‘왜’를 달고 살고 호기심이 엄청난 시기이다. 아이의 뇌가 발달하면서 지적 호기심이 폭발하기 때문이다. 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이 시기이다. 7살 경 학교에 들어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질문과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커서도 공부를 잘한다. 이 때 부모가 정말로 조심할 것은 억지로 학원과 사교육을 밀어붙이면 학교가 즐겁지 않게 되고 질문과 호기심이 소멸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의 부모들이 명심할 일이다. 


그래서 감성 지능은 선천적인 면도 있지만, 후천적인 면이 강하다. 따라서 감성 지능은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지적 지능 등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것은 바로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감성 지능이다.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으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성적이 올라갈 수 있지만, 점차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감성 지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자기 조절능력도 포함되는 감성 지능을 약화시키는 최대의 적은 스트레스이다. 즉 억지로 시키는 공부, 타율적으로 하는 학습 등이 바로 감성 지능을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아이들이 자기 조절 능력이 개발되고 자기 정체성이 형성되기 전에 강요된 공부에 의해 결국 스트레스가 쌓이고 감성 지능은 무너지게 된다. 그런 아이들을 주변에서 흔히 본다. 


특히 너무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과 학원에 보내면 감성 지능 개발은커녕 타고난 능력도 저하될 수 있다. 유아원과 유치원 시절부터 한글과 영어, 수학을 배우면 고학년이 되서 공부에 흥미를 잃는 경우를 흔히 본다. 더욱이 중·고등학교 시절로 이어지는 사교육으로 아이들은 흥미를 잃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버린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입시를 위한 사교육과 학원학습은 이제 돌아보아야 한다. 학원을 전전하는 한 아이는 “저는 매일 학원에 가요. 사실 학원에서 별로 공부 안 해요. 학원에 안 가면 부모님이 불안해하시니까 가있는 거예요. 그러나 성적은 거기서 거기고 스트레스만 받아요. 집으로 자정 가까이 돼서야 오지만 또 학원 숙제를 해야 해요. 그래서 집도 싫어서 안 들어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요. 돌아다니다가 눈물이 나오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수많이 청소년이 겪는 현실이다. 결국 스트레스로 인하여 게임이나 스마트폰 중독, 심지어는 정신적 질병을 얻게 되고 자살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많은 아이는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 심지어는 중학교만 가도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대답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억지로 가르치면 효과는 낮고 스트레스만 증가할 뿐이다. 그것이 바로 감성 지능의 적이다.


결국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감성 지능을 개발하여 독립적이고도 자율적인 인간으로 자라야 한다. 심신이 성장하기도 전에 지식만 머릿속에 채우려는 교육으로는 결코 아이들의 감성 지능을 키울 수 없다. 아이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 그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나는 누구이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에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내 꿈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반응하는 것은 전두엽이다. 아이들의 전두엽은 성인이 될 때까지 성장해가면서 완성된다. 그러므로 청소년기는 학습에 대한 동기를 명확하게 새기는 시기이자 인생의 나침반을 만드는 시기이다. 그래야 자발적인 자기 동기 부여로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할 의지가 생긴다. 자발적인 학습 동기를 갖는 아이와 그냥 하려는 아이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단지 공부를 잘해 의사나 변호사가 되겠다는 동기는 그리 성공적일 수 없다. 그것은 주입시킨다고 형성되지 않는다. 보고 듣고 경험해야 개발될 수 있다.


미국 명문대학이 찾는 학생은 ‘감성’ 교육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들이 찾는 학생은 바로 교육에서 생각하는 미래상이다. 그들은 학생의 과거 성적이나 성취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그들 학교를 ‘빛낼’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살아온 스토리가 있고 미래의 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이들은 성장욕구(growth mind set)가 강하다. 그래서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적응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있다. 실패와 어려움을 도전 기회로 극복한 학생은 무언가를 이루는 능력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