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나 모기도 머리가 있다. 그렇게 작은 머리를 가졌지만 하늘을 잘 날아다니고 먹이를 찾아내고 우리가 죽이려고 하면 잽싸게 도망간다. 그 작은 머리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신기하다. 그러나 이들의 뉴런의 수는 아주 많고 복잡하다. 예를 들어 초파리의 뇌에는 대략 20만 개의 뉴런이 있다. 모기도 20여만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인간이 약 1000억 개, 쥐가 100억 개 이상의 뉴런을 가진 것에 비하면 아주 적다. 이렇게 작은 뇌로도 잘 살아간다. 초파리의 뇌는 인간이나 포유류보다는 뇌가 작고 단순하지만 충분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이 있으면 윙윙거리며 나타나는 것이 초파리이다. 1만3000개 내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초파리는 인간과 유전자가 60% 정도 비슷하다. 그래서 초파리는 실험실에서 연구대상이다. 초파리 연구는 10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몇 mm밖에 안 되는 작은 몸을 가진 초파리의 뇌는 너무 작지만 기억력이 좋아 인간의 뇌 연구에 도움을 준다.
파리나 모기에 비하여 곤충은 훨씬 놀라운 뇌 기능을 가지고 있다. 1억 년 이상 전에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개미는 벌과 말벌과 더불어 벌목에 속한다. 말벌에서 종이 분화되어 개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억 년 이상 동안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정말 신기하다. 개미에게도 ‘뇌’가 있다. 이렇게 자그마한 개미가 뇌가 있어봤자 뭘 할 수 있겠냐 싶겠지만 개미는 놀랍고도 뛰어난 동물이다. 다리도 건설하고, 농사도 짓고, 사회를 만들어 서로 돕고 살고, 평화로운 정권교체도 한다. 개미는 종류에 따라 뇌 크기도 다르고 ‘지능’도 다르다. 여왕개미는 뇌가 크고 지능과 관련된 신경망이 발달했다. 반면 일개미는 뇌가 작고 신경망도 단순하다. 싸움을 하는 병정개미는 중간 크기의 뇌와 뇌신경망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개미 같은 곤충은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서만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개미도 경험을 통하여 학습을 하고 ‘감정’ 기억을 가질 수 있다. 개미는 가까운 둥지에 사는 개미에게 더 공격적이다. 서로 경쟁하고 싸운 기억으로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더 공격적인 집단의 개미인 경우에는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개미와 인간의 인식능력은 그렇게 멀기만 한 것은 아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60982224015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