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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이후 발생할 6차 초대형 대멸종 가능성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통해 바다 속에 추가하는 탄소량이 310기가 톤(gigaton=10억 톤)을 넘어서면 지구가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넘어가는 ‘재앙의 문턱’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가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시나리오에 의하면 이 시점은 2100년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2100년까지 바다에 추가될 탄소량은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면 300기가 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500기가 톤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상태로 인류가 살면 2100년 이전에 대량멸종의 문턱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 재앙이 바로 그 날부터 발생하지는 않지만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생물 다양성이 갑자기 회복될 수 없는 재앙 수준으로 무너질 수 있으며 이미 붕괴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2100년까지 대부분의 생태 구역에서 73%의 생물 종이 생존에 적합한 기온 범위 밖에 놓이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4도가량 오르면 최소 15% 이상 생태 구역에서 생물 종 5종 중 한 종 이상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온실가스를 억제해 기온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줄이면 피해 구역을 2%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전례 없는 기온 상승은 2030년 이전에 열대 바다에서 먼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호주 대보초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백화현상이 그런 변화를 시사한다. 열대림과 고위도 지역에서는 2050년경에 이런 위험에 당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생물은 기온이 일정 한계점을 넘기 전까지 한동안은 생존할 수 있지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 조건이 갑자기 닥치면 갑자기 붕괴될 수 있다.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남획,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종이 늘어나면서 지구 역사상 6번째 대멸종이라고까지 말한다. 21세기 민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감소 속도가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우리는 단지 수십 년만 살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동안 일어나는 멸종속도가 느리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6천여만 년 전 백악기 말기 공룡대멸종 때보다 빠르며, 앞으로 수십~수백 년간 일어날 피해를 복구하는 데 수백만 년이 걸릴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는 유럽지역 민물 복족류(腹足類)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복족류는 달팽이, 소라 등으로 7만5천여 종에 달한다. 과거 2억 년간 유럽지역의 민물 복족류 화석과 살아있는 복족류 3천387종 자료를 구축해 종의 분화와 멸종 속도, 회복 기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5차 대멸종 때 민물 생물군의 멸종률이 이전에 연구됐던 것보다 상당히 높았으며 6차 대멸종의 미래 멸종률은 5차 대멸종 때의 1천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100년 뒤인 2120년께 민물생물종의 3분의 1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1-00167-x


5차 대멸종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소행성이 떨어지면서 갑작스럽게 시작됐지만 이후 약 540만 년에 걸쳐 멸종이 진행되고, 종을 회복하는 데 690만 년이 걸려 대멸종이 시작되고 다시 종의 탄생과 멸종이 균형을 이루는 데 약 1천200만 년이 소요된 점은 6차 대멸종 전망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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