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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아시아 호수의 역사(지중해, 흑해와 카스피해)

신생대 마이오세(Miocene, 2300만 년~600만 년 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수가 동유럽과 서아시아에 있었다. 이 호수는 약 1200만 년 전 탄생하였다. 대륙이동과 조산운동으로 알프스와 동유럽의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n Mountains) 등에 의해 바다가 가로막히면서 탄생했다. 알프스 동쪽에서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남한의 28배에 이르는 이 호수는 지구의 모든 호수에 담긴 물을 합친 것보다 10배 이상의 물을 가두었다. 면적은 현재의 지중해보다 컸다. 당시 유럽은 영국은 대륙과 붙어 있었고 이탈리아는 작은 섬들로 흩어져 있었다. 약 500만 년 간 바다와 분리된 파라테티스 해(Paratethys Sea)로 불리는 이 호수에는 돌고래만한 수염고래 같은 고유한 동물이 많이 살았다. 호수는 기후변화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큰 변화를 겪었다.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는 호수의 면적이 넓어졌지만 건기가 지속하면 지금의 흑해 등 일부에만 소금호수가 남고 나머지 방대한 유역은 초원 등으로 바뀌었다. 퇴적층을 보면 이 호수에는 4차례의 대규모 건기가 찾아왔다. 765만 년 전부터 시작된 네 번째 건기는 수위는 최고치에 비하여 250m나 낮아지면서 물속에 살던 생물들이 멸종하였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중앙의 염수 호와 주변의 염도가 낮거나 담수호가 산재한 형태가 됐다. 수위가 낮아져 초원이 들어나면 아시아의 포유류가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통로가 되었다. 육지로 드러난 프로테티스 호 남쪽을 통해 아시아에서 기린과 코끼리가 아프리카로 이동했다. 오늘날 아프리카 사바나의 동물 생태계 모습은 거대 호수의 건조화로 인한 것이었다. 프로테티스 호는 약 680만 년 전 지금의 에게 해 부근에 있는 호수 남서쪽이 허물어지면서 지중해로 물을 잃고 사라졌다. 거대한 호수의 흔적은 흑해와 카스피 해에 남아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1-91001-z#cit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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