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멸종시기와 원인에 대한 논란
소행성 충돌 전 공룡이 이미 멸종의 길에 들어서 없어질 운명이었는지는 30여 년 간 논쟁이 이어졌다. 물론 소행성충돌로 공룡이 멸종되었다는 것은 널리 인정된다.
2021년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공룡의 종 다양성이 심각하게 줄어들었고, 소행성 충돌은 멸종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갑자기 멸종한 게 아니라 7600만 년 전부터 1000만 년에 걸쳐 서서히 쇠퇴하고 있었다. 공룡의 종 다양성이 떨어진 이유로 지구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꼽았다. 평균 30도를 유지하던 해수면 온도가 이 시기 북대서양은 7도, 저위도 지역도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생물권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났고 초식공룡의 개체 수도 급감했다. 초식공룡을 잡아먹는 육식공룡도 결과적으로 줄어드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공룡은 종 다양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소행성 충돌이라는 결정적 한 방에 완전히 멸종한 셈이다.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2025년 나왔다. 공룡 종의 수는 약 7천500만 년 전 정점에 달했다가 소행성 충돌 때까지 900만 년 간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공룡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백악기 후기 암석이 노출돼 탐사 가능한 경우가 적어 공룡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룡은 중생대 말기에 멸종할 운명에 처했던 것은 아니었을 수 있다. 소행성 충돌이 없었다면 공룡은 포유류, 도마뱀, 새 등과 함께 지구를 공유했을지 모른다.
https://doi.org/10.1016/j.cub.2025.0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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