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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과학용어: 수렴진화

오늘의 과학용어: 수렴진화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는 서로 관련이 없는 또는 계통이 다른 생물들, 또는 같은 종 내의 아종들이 비슷한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형질을 진화시키는 현상이다. 어류인 상어와 포유류인 돌고래는 둘 다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의 몸통을 가졌다. 돌고래는 어류 같이 살지만 포유류이다.


개는 인간과 함께 살면서 함께 적응해 갔다. 개의 유전체에는 아밀라아제와 말타아제를 분비하는 유전자가 선택된 흔적이 있다. 전분과 당류를 분해하는 효소로 개가 쌀과 밀 등 전분 함량이 높은 먹이를 먹는 환경에 살면서 생긴 것이다. 인간이 수렵채집에서 농경문화로 바뀌면서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필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들도 새로운 먹이에 길들여졌다. 유전체 분석에 의하면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개는 유럽의 개와 동남아시아의 개로 나뉜다. 유럽의 개와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의 개로 네 그룹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사는 환경이 달라 서로 다른 적응을 했을 것이다. 유럽에서는 우유를 많이 먹어 개에게는 우유나 유제품을 소화하는 데에 필요한 락타아제가 나타난다. 서로 다른 종인 인간과 개가 같은 환경, 특히 음식 문화에 적응한 수렴 진화의 증거를 보여준다.


심지어 개와 고양이도 수렴진화가 나타난다. 페르시아고양이(Persian cat)와 퍼그(pug)종 개는 얼굴이 납작한 단두 형(brachycephalic)으로 머리 형태가 비슷하다. 이들과 페키니즈(Pekingese) 개는 납작하고 짧은 얼굴 등 유사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 가축화 후 선택적인 번식으로 수렴진화가 일어난 것이다. 고양이와 개에서 발견한 수렴진화의 최초 사례이다. 단두 형 품종들을 극적으로 만듦으로써 호흡, 식사, 출산에 취약하다. 이들은 야생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137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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