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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만 년 전 지구 대 격변으로 유인원과 인간이 출현


약 3000만 년 전에 북동아프리카 지하에서 뜨거운 맨틀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 때문에 땅덩어리가 약 1km나 위로 부풀어 올랐다. 이 부풀어 오른 대륙지각 껍질이 길게 늘어나면서 얇아지다가 결국 가운데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열곡은 약 3000만 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했지만, 융기와 기후의 건조화는 대부분 지난 300만~400만 년 동안 일어났다. 이렇게 형성된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대체로 남북 방향으로 생겨났는데, 동쪽 갈래는 오늘날의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말리를 지나가고, 서쪽 갈래는 콩고를 지나 콩고와 탄자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 있다. 결국 동아프리카 지역의 기후를 건조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동아프리카 지구대의 생성은 기후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무성한 열대 숲으로 뒤덮여 있고 균일하게 편평한 지역이던 동아프리카는 고원과 깊은 골짜기가 곳곳에 널려 있는 울퉁불퉁한 산악 지역으로 변모했고, 식생도 운무 림에서 사바나와 사막 관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대규모 기후변화는 진화를 촉진시켰을 것이다.


유인원과 긴꼬리원숭이(구세계원숭이)가 3천만~2천여만 년 전 사이 영장류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2013년에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가장 오래전의 유인원(호미노이드)과 긴꼬리원숭이 화석을 발견했는데 약 2천50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원숭이는 2천500만 년 전에 영장류(primates)의 혈통으로부터 갈라져 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영장류에서 원숭이로 종 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유인원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약 2천여만 년 전에 나타났다고 추정한다. 이로부터 인류가 갈라져 나왔다.  유인원(호미노이드)은 대영장류(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사람)와 소영장류(긴팔원숭이)를 포함하는 유인원 집단을 가리킨다. 1958년 우간다와 케냐 국경지대에서 발견된 2천100만 년 전의 유인원 척추 뼈는 해부학적으로 직립한 유인원의 뼈였다. 2002년 프랑스 과학자 미셸 브뤼네 연구팀은 가장 오래된 이들 화석을 발표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두라브 사막에서 원형이 거의 보존된 두개골과 아래턱, 치아 화석을 찾아내 ‘투마이’라고 명명했다. 투마이는 70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를 태어나게 한 인간과 유인원의 조상으로 추정된다.


당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펭귄이 나타났다. 18종의 펭귄 종의 게놈 시퀀스 22개를 분석하여 펭귄의 진화 과정을 분석한 결과 약 2190만 년 전 기온이 온화한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에서 펭귄이 처음 출현했음이 확인되었다. 펭귄이 뉴질랜드와 호주 해안에서 남극으로 서식지를 확대한 것은 기후변화와 풍부한 먹이 등으로 추측된다. 1160만 년 전경 황제펭귄 같은 일부 펭귄 종들은 점차 높아지는 수온을 피해 추운 지역인 남극으로 이주했다. 펭귄들이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혈관과 산소 대사의 능력을 키워 심혈관 기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여 차가운 물에 살면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펭귄이 평균수온 10 내외의 호주와 뉴질랜드 바다, 25도 내외의 갈라파고스 섬, 혹한의 남극바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게 된 진화과정을 보여준다. 오늘날의 지나치게 빠른 기후변화 속도에 펭귄이 적응하기 이전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


3천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커다란 환경변화가 일어난 후 다시 천만 년이 지난 1900만 년 전 무언가 격변이 일어났다. 상어는 1900만 년 전 전체 개체수의 90%, 다양성은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지구에는 중요한 기후변동이나 소행성 충돌이 벌어진 흔적이 없어 상어 멸종을 불러온 지구 차원 격변이 무엇인지 주목된다. 알려지지 않은 격변이 당시 벌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초기 마이오세 기간의 해저 퇴적층을 간직한 시추 코어가 10%에 미치지 못한다. 퇴적층이 쌓이지 못하게 한 상당한 교란이 일어났음을 암시하여 대격변의 가능성이 추정된다. 상어가 대부분 사라지자 생태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대왕고래 등 거대한 수염고래를 비롯해 다랑어, 새치 등 대형 대양어류, 바닷새, 고래상어 등이 대멸종 사태 수백만 년 뒤 출현했다. 오늘날 상어는 남획 때문에 새로운 멸종사태를 맞고 있다. 1970년부터 2018년 사이 상어의 개체 수는 71% 줄었고 종 다양성은 77% 감소했다. 전체 상어 종의 4분의 1이 멸종위기인 현재의 상어 감소 추세는 역사상 가장 빠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1-00733-0#citeas


아프리카에서 원숭이와 유인원으로의 종 분리가 일어난 원인은 진화과정상의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2009년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사람과 다른 영장류의 공동 조상에게서 약 1천만 년 전에 일어난 급격한 유전자 변화가 이들 종의 진화적 분리를 촉발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를 발표됐다. 연구진은 그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런 유전자 변화는 개체군 규모의 변화, 수명, 게놈의 불안정성 때문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아마도 상어를 멸종시킨 1900만 년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지구상에서 발생한 대 격변은 수많은 종을 멸종시켰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종을 탄생시켰다. 현재 수천만 종의 생명이 살고 있지만 과거 수백억 종이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멸종과 진화의 끄트머리에 인간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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