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분석으로 본 생물학연구의 이해
지구상 생명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주요 증거는 화석기록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화석기록은 생명이 존재한 기간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화석은 생명체가 어떤 이유로 퇴적층에 묻혀 장구한 시간의 지각작용에 의해 암석으로 변한 것이다. 화석으로 남으려면 죽자마자 퇴적층에 묻혀야만 한다. 대부분의 화석은 얕은 바다에 살던 생명체가 남긴 것이다. 화석은 바다에 살았던 단세포 생물에 대하여 별로 말해주는 것이 없다. 이들은 화석을 만들기엔 몸에 딱딱한 부분이 부족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죽은 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동물의 뼈도 십억 개 중에서 하나가 화석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생물종 중에서 화석 기록을 남긴 경우는 십만 분의 일도 안 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과거 생명 종의 0.001%만 파악할 수 있다.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면 새로운 설명이 나타난다. 화석으로 고생물과 지층을 연구하는 학문이 오래 전인 19세기에 확립된 고생물학 또는 화석학이다. 고생물학 또는 화석학자(paleontologists)들은 박테리아의 작은 미세화석(microfossil)을 탐색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가장 오래된 화석은 초기 지구생명체와 거의 근접한 35억 년 전까지 측정하였다. 데이비드 크리스티안(David Christian)의 2011년 저서『Maps of Time』에 나오는 설명을 정리한 것이다.
DNA와 단백질은 쉽게 분해된다. 특히 따뜻한 환경에서는 분해가 더욱 빨라 화석 등에서 복원하기는 어렵다. 복원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생물학 연구에서 화석복원은 중요한 연구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복원된 가장 오래된 단백질은 약 370만 년 전의 것이었다. 한편 이빨은 동물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구조물로 1억년 된 것도 찾아낼 수 있다. 그 속에는 그 동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환경에 있었는지 등 삶에 대한 지구화학적 기록이 들어 있다.
2025년에는 2천400만 년 전~1천600만 년 전 캐나다 북부와 아프리카 케냐에 살았던 코뿔소 근연종 동물 화석의 이빨 법랑질(enamel)에서 고단백질을 채취하여 복원했다. 지구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서, 조밀한 에나멜 조직에서 고단백질 서열이 확인된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231-4
하지만 화석으로 진화 과정을 추론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오늘날은 DNA의 화학적 구조를 기초로 하는 생명과학이 진화의 과학적 증거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화석은 진화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고 검증하는 자료로서 의미를 가진다. 과학을 이해하려면 과학 연구방법의 추세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