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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주 Cosmos

우리가 속한 춤추는 우주 춤추는 인간


지구는 처녀자리은하단의 국부은하군, 국부은하군 안에 우리 은하가 있고, 우리 은하의 오리온 나선 팔에 태양계가 있다. 우리 은하는 막대 나선형 은하로 태어난 지 1백여 억 년 정도 되었다. 우리 은하의 이웃 은하로는 대 마젤란과 소 마젤란과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다. 마제란 은하는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지구는 태양계의 구성원이고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일부분이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를 한 바퀴 공전하는 것 1은하 년이라고 하는데 약 2억 년이다. 태양계는 태양풍의 영향이 끝나는 곳을 경계로 보기도 하며 태양 중력이 끝나는 곳을 경계로 보기도 한다. 태양풍(solar wind)은 태양의 대기층에서 방출된 전하 입자, 즉 플라스마의 흐름을 말한다. 태양 같은 항성에는 이러한 입자의 흐름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항성풍이라고 부른다. 플라스마(plasma)는 이온화된 기체를 말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99%가 플라스마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계는 10만 광년 크기의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2만7000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우리은하의 가장자리에 치우쳐 있는 평범한 별이다.


우리 은하가 ‘별들의 집단’이라는 주장을 처음 한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1610년 그가 제작한 망원경에 의하여 관측한 결과였다. 영어권에서는 은하를 갤럭시(galaxy)라 하고, 은하수를 밀키웨이(Milky Way)라 하며, 우리말로는 ‘미리 내’라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은처럼 반짝이는 물이 흐른다고 하여 은하수(銀河水)라고 불렀고, 서양에서는 여신 헤라의 젖이 흐른다고 하여 ‘Milky Way’라고 불렀다. 은하는 보통명사이고, 은하수는 우리은하를 부르는 고유명사이며, 우리은하를 용이 살고 있다는 ‘미리 내’ 은하라고도 한다. 우리 은하는 납작한 원반 은하(Disk Galaxy)이다.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을 중심으로 별들이 둥글고 빽빽하게 모인 벌지(Bulge)가 있고, 그 주변에 별과 가스 구름이 납작한 원반을 그리며 모여 있다. 그 은하에 살면서 은하 원반을 옆에서 바라본 단면의 모습이 은하수이다.


우리 은하의 원반은 평평하지 않고 뒤틀린 모양이다. 이러한 구조를 은하 원반의 워프(Warp)라고 한다. 우주에 있는 거의 모든 원반 은하는 워프 구조이다. 특히 우리 은하는 원반의 양끝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뒤틀려서 S자로 휘어진 S형의 워프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이런 구조는 우리 은하뿐 아니라 얇게 옆으로 누운 방향으로 관측되는 대부분의 원반 은하에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구조다. 우리 은하 워프의 기원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대부분 수십억 년에 걸쳐 우리 은하를 꾸준히 맴돌고 있는 위성 은하들에 의한 중력으로 은하의 원반이 뒤틀렸을 거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궁수자리 왜소 은하, 마젤란 은하와 같은 우리 은하 주변 위성 은하만 가지고는 이렇게나 오래 유지되는 안정적인 워프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달이 없는 맑은 날에 희뿌옇게 구름이나 연기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우리은하다. 한여름 밤에는 은하수가 우리의 머리 위에 나타나면 연중 가장 웅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밝은 세 개의 별이 이등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세 개의 별 중 하나는 우리 은하수 안에 있고 다른 둘은 각각 은하수의 다른 쪽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두 별이 바로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우리 은하는 직경이 십만 광년 정도이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은 모두 우리 은하수 은하에 속해 있다. 우리 은하계에 몇 개의 별이 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1천억에서 4천억 개 정도일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밝은 원반에는 태양을 비롯한 별들이 모여 있으며, 이 원반의 너비가 약 12만 광년에 달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원반 너머로 다시 가스 원반이 있고, 두 원반을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구상 형태로 둘러싸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은하의 끝이 어딘지 특정하기가 어려웠다. 2020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우리 은하의 인근 은하를 실제 관측해 우리 은하의 끝을 찾아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처럼 두 개의 대형 은하가 가까이 붙어 서로 당기는 작용을 하는 사례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대형 은하의 암흑물질 구상이 끝나는 곳에서 인근 작은 은하들의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망원경 관측 자료에서도 우리 은하 인근의 소형 은하 속도가 비슷하게 감소하는 것을 찾아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약 95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으며, 이곳을 우리 은하의 끝으로 분석됐다.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우리 은하 지름이 약 190만 광년(편차 약 ±40만 광년)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리 은하에는 적어도 150개의 구상성단(globular cluster)이 존재한다. 구상성단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수백만 개의 별들의 모임이다. 이중 하나가 릴라1(Liller 1)이다. 이 성단을 관찰한 결과 우리 은하의 가려진 지역 중 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두꺼운 성간 먼지 구름이 별빛을 흐리게 하여 1만 배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이 구름을 통과하여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외선 망원경이다. 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 성단은 나이가 크게 다른 두 개의 별들이 모여 있었다. 나이가 많은 것들은 우리 은하가 형성된 것과 같이 약 120억 년 전에 형성되었고, 다른 별들은 훨씬 더 젊어서 불과 10~2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이었다. 단순한 구상 성단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천체였다.


지구의 자전축은 약 26000년 주기로 흔들린다. 지금은 지구의 자전축을 쭉 연장하면 그 주변에 북극성이 놓여 있지만 약 14000년 전에는 거문고자리의 베가가 놓여 있었다. 우리 은하도 이런 세차 운동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우리 은하 원반의 뒤틀린 방향이 계속 일정한 주기로 요동치는 세차 운동의 주기는 대략 6억에서 7억 년 정도로 추정된다. 우리 은하의 원반은 멈추지 않는 아름다운 춤을 추고 있다.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57/abf356/meta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0-018-0686-7


우리 태양계와 지구도 춤을 추는 거대한 은하 원반의 가장자리에 매달려 다른 별들과 함께 요동치며 춤추고 있다. 춤추는 지구의 지각도 움직이고 있다. 지각도 이리저리 춤추고 있는 것이다. 춤추는 지각에서 우리 인간도 방황하면 춤추고 있다. 그 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차운동을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찾고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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