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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끝에서 고개를 내밀면 무엇이 있을까


우주가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른다. 우주는 무한히 클 수도 있다. 반대로 우주의 부피가 유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주가 유한하다고 해도 우주의 중심은 물론이고 경계도 없을 것이다. 우주 자체가 휘어 있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이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고, 그래서 우주 전체로 볼 때 우주는 그 자체로 완전히 휘어져 들어오는 닫힌 시스템으로 안팎이 따로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주가 공간적으로 휜다는 말은 공표면 같은 3차원 공간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된다. 딱정벌레 한 마리가 공 표면을 아무리 기어 다녀 봐야 그 끝을 찾을 수 없다. 딱정벌레는 공이 무한히 크다고 여기겠지만 공의 용적은 유한하다. 다만 그 한계를 알지 못할 뿐이다.


인간이 빛에 가까운 정도로 빠른 우주선을 타고 계속 날아간다면 모든 우주의 은하들을 뒤로 하고 날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모든 방향으로 무한한 수의 은하들이 계속 나타날까? 그것도 아니면, 결국 모든 것이 끝나는 지점이 있을까? 이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는 질문들이다. 우주가 무한하다는 과학자도 있고 유한하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우주선이 결국 출발한 그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벌레가 지구 표면을 기어간다면 결국 출발한 그 자리로 돌아온다. 삼차원 우주공간도 이처럼 휘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우주는 무한하지 않다는 뜻이다. 무한하던 유한하던 인간은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이제 우주에 끝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끝이란 은하가 사라진 지역이나 우주의 끝을 표시하는 일종의 장벽이 있는 지역을 말하는데, 그런 것은 우주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우주를 가리켜 과학자들은 ‘우주는 유한하나 경계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우주탄생 시 만들어진 가장 먼 곳에서 나온 빛이 관측가능 한 우주와 그 밖의 우주를 갈라놓는 경계를 이룬다. 이 경계를 우주 빛 지평선(cosmic light horizon)이라고 한다. 즉 물리학자들은 빅뱅이 일어난 후 빛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이내에 있는 지역과 그 바깥에 있는 지역 사이의 경계를 우주적 지평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지평선을 넘어서 우주의 끝으로 가서 커튼 바깥으로 머리를 내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 머리가 우주에 속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디에 속한 것일까. 그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좀 실망스럽겠지만, 그런 의문에 대한 대답은 절대 우주의 끝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이기도 하지만, 우주의 끝까지 가는 데에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 아니다. 직선을 따라서 무한히 오래 가더라도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가 없다. 오히려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올지 모른다. 그 이유는 우주가 상상하기는 어렵겠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맞도록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도록 휘어져 있다. 다시 말해 우주는 무한하기도 하고 유한하기도 하다. 유한하면서도 경계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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