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강의를 하느라 정리도 못하고 올립니다.
2018년 천문학자들은 60억 광년 거리에 떨어진 밝은 퀘이사가 중력 렌즈 현상을 겪으며 일그러진 것을 관측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퀘이사와 지구 사이, 지구에서 약 38억 광년 거리에 떨어져 중력렌즈를 일으키는 은하 속에 아주 많은 외계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퀘이사가 얼마나 강한 중력 렌즈 현상을 겪고 있는지를 보면 그 가운데에서 중력 렌즈를 일으키는 은하의 중력, 즉 질량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은하 속에 얼마나 많은 외계행성들이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이 은하 속에 달에서 목성 정도의 질량을 가진 외계행성 2000여 개가 한 무리를 이루어 모여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외계행성을 직접 관측하는 것은 어렵다. 외계행성은 두 가지 방법으로 확인한다. 하나는 행성이 이동하다가 항성과 지구 사이에 오는 순간 항성이 발하는 빛의 세기가 감소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행성이 공전하면서 주변 중력에 영향을 줘 항성이 미세하게 흔들리어 항성의 빛 파장 변화로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도 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항성 주변 행성이 주기적으로 돌면서 빛을 규칙적으로 가리고 지나가는 트랜짓(Transit) 현상을 활용해서 행성의 존재를 확인했다. 우리 은하에서 약 2300만 광년 떨어진 외부 은하에서 처음으로 행성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케플러 443b 행성은 지구에서 약 2350광년 거리에 있다. 지금까지 케플러로 발견한 행성들 중에서 가장 멀리서 발견된 행성이다. 이 행성은 은하 M51에 있다. 2012년 9월 찬드라 엑스선 우주망원경으로 이 은하 속에서 강렬한 엑스선을 방출하는 별을 발견했다. 이 별의 이름은 M51-ULS1이다. 이 신호가 처음 포착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그다지 관심을 가지 않았다. 이 엑스선 신호는 무거운 별이 곁에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있는 쌍성에서 나오는 신호였다. 무거운 별의 물질이 곁에 있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로 빠르게 빨려 들면서, 뜨거워진 그 잔해 구름들이 엑스선 신호를 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엑스선 신호가 주기적으로 완전히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옆에서 도는 행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보통 항성은 행성에 비해 아주 커서 행성이 일부만 가려 표가 거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은 아주 작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곁에 큰 행성이 돌면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이 가려진다. 그래서 거기서 나오는 엑스선 신호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관측 결과 약 세 시간에 걸쳐 엑스선 신호가 완전히 가려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중심의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 주변에 토성 정도 크기의 큰 행성(M51-ULS-1b)이 지구 태양 사이의 10배 정도 거리를 두고 그 곁을 맴돌고 있다고 추정했다. 외계행성이 아니라, 비슷한 크기의 백색왜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쌍성계의 나이가 아주 어리기 때문에, 보통 나이 많은 별들이 남기는 백색왜성에 의한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추정된다. 또 중심의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자체가 불안정하게 요동치면서 밝기가 극심하게 변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아주 독특한 밝기 변화의 패턴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그 원인을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이번 경우에는 그런 특정한 밝기 변화 패턴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 두 번째 가능성 역시 배제된다. 중력 렌즈 현상을 이용해서 발견한 외계행성들은 중심에 별을 두지 않고 우주 공간을 표류하는 행성들이 많다. 중심에 별이 없기 때문에, 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가 아니라 행성 의 중력을 통해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외계행성 M51-ULS-1b는 중심에 별을 두고 그 주변 궤도를 도는 행성이다. 처음으로 외부 은하에서 확인된 중심에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있는 행성이다. 이제 우리 은하뿐 아니라 다른 외부 은하에도 별 곁을 맴도는 외계행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케플러는 2018년 연료가 모두 소진되면서 퇴진했다. 이어서 TESS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올라갔다. TESS 역시 케플러와 마찬가지로 트랜짓 현상을 활용해 외계행성을 찾고 있다. 그런데 TESS가 탐사하는 우주는 케플러 때와 큰 차이가 있다. TESS는 훨씬 더 가까운 이웃별들 위주로 외계행성을 찾고 있다. 케플러가 발견한 외계행성들은 주로 수백수천 광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그래서 당장 인류가 방문할 엄두도 낼 수 없다. 그래서 그보다 더 짧은 수 광년 이내의 이웃별에서 외계행성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이다. 케플러는 특정한 한 방향으로 멀리까지 살펴봤다면, TESS는 반대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방을 뒤지고 있다. 놀랍게도 TESS는 본격적인 관측 데이터를 보내기 시작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무렵부터 2000개에 달하는 외계행성 후보 천체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약 36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을 직접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행성(COCONUTS-2b)은 질량이 목성의 약 6배로 크고, 항성과 매우 멀리 떨어져 있지만 110만 년 주기로 빠르게 공전하는 특성을 가져 포착할 수 있었다. 또한 항성이 형성된 지 불과 1억 5000만~8억 년밖에 되지 않아 행성이 만들어질 당시 발생한 뜨거운 열이 여전히 남아 방출되는 빛을 관측할 수 있었다.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2041-8213/ac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