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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모바일기기 소셜미디어 규제와 우리나라의 실정



프랑스는 2018년에 초·중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15세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휴식'(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하루)도 시범 도입했다.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학교에서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을 실질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휴대전화가 교육에 나쁘므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은 교육부와 학교, 관련 단체 간 합의에 의한 결과이다. 2025년 핀란드 의회는 초중등학생의 모바일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면금지는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거나 혼란을 초래할 경우, 교사는 기기를 압수할 권한도 갖게 된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규제 흐름의 연장선이다. 덴마크는 2025년 초부터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유럽과 미국 사립학교 등이 앞서서 추진하는 추세이다. 얼마나 심각하면 국가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이런 결정을 했을지 대부분 이해가 될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소셜미디어(SNS) 이용 최소 연령도 15세로 상향 조정했다.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했다. 해당기업은 16세 미만 청소년이 플랫폼에 계정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막고 기존 계정이 비활성화 또는 삭제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금지 조치를 위반한 청소년과 부모가 아니라 기업이 처벌받는다. 반복 위반 시 벌금은 최대 약 500억 원에 이른다.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조치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당연하다. 과학자와 교육학자들의 끊임없는 경고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를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사용한 학생들은 시험 성적이 평균 5%가 떨어지고, 주위 학생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준다. 심지어는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지 않고 옆에 놓아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연구로 확인하였다. 스마트폰 등을 물리적으로 격리시키는 것이 필연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 메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자꾸 들여다보는 것은 뇌(신경세포)가 중독되었음을 암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청소년기에 인터넷에 중독되면 뇌에 치명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의 뇌 상태는 약물 중독, 도박 중독과 유사하다. 인터넷 중독 진단을 받은 청소년들은 주의력, 의사결정 능력 그리고 충동 제어 능력 등이 필요한 활동에 참여했을 때 협업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미국 41개 주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강한 중독성으로 10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이다. 청소년이 소셜미디어에 오래 머무르고 반복적으로 이용하도록 설계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알고리즘과 알림 설정, 무한 스크롤, ‘좋아요’ 및 사진을 보정하는 포토 필터 등으로 10대 아이들의 우울증, 불안, 불면증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이 많다. 부모들의 고민은 한결 같다. “우리 애는 어렸을 때는 책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게임밖에 안 해요.”라는 고민이다. 게임중독은 의학계에는 이미 질병목록에 국제적으로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지도자가 나서서 질병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질병의 판단은 정치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우울증보다 돈 버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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