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학교를 극도로 싫어했다. “선생들은 장교 같았다. 학교는 내 즐거움과 호기심을 질식시켰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 먹이를 먹으라고 채찍질로 강요당한다면 건강한 맹수조차 식욕을 잃을 것이다. 특히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맛있는 먹이를 던져준다 해도 전혀 먹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코리아헤럴드, 2014.9.6. 게르하르트 프라우제 『천재들의 학창시절 (Genius in the School)』해설).
헬리콥터 양육은 자녀의 불안을 가져오고 자녀가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스트레스를 겪으며 강박증 및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다고 하는 일이지만, 결국 아이가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 역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 상당 부분을 희생하면서 양육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게다가 여러 세대에 걸쳐 나쁜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어미와 함께 사는 곤충은 홀로 자라는 경우보다 해로운 돌연변이가 더 빨리 늘어난다. ‘헬리콥터’ 어미의 과잉 양육으로 자녀의 유전자가 약화될 수 있다는 증거이다. 물론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청소년기에 우울하게 지내면 평생 사회·경제적 삶에 악영향을 준다. 2025년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기에 우울하게 지낸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다. 우울 증상이 성인기 초기까지 이어지거나, 학업 성취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https://acamh.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jcpp.70047
또한 헬리콥터 양육은 자녀의 행복이나 성공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야기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가 분명하게 보여 준다. 13~32세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연구 결과도 있다. 헬리콥터 양육은 자녀 스스로의 발달을 저해하고, 그 결과는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연구 결과이다. 헬리콥터 육아는 중요한 성장 및 발달 시기에 어린이의 자율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핵심 과제를 방해한다. 결국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평행선을 그리거나 악화되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학부모들이 겪었을 것이다. 더 나쁜 것은 성인이 돼서도 삶의 주체성이 떨어지고 시키는 일만 잘하고 스스로 개척하거나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 스타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로 성인이 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과잉육아는 자녀를 지나치게 의존적으로 만들거나 자녀의 정신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자녀가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도와주면 자기조절능력, 자립심과 자존능력을 떨어뜨린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상실하면 어떤 것도 잘할 수 없다. 헬리콥터 부모가 명심하여야 할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부작용이다. ‘헬리콥터 맘’ 유형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자기애와 자존감이 부족하고 폭음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 대학생 43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결과이다. 그래서 자녀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는 동물 사례를 보면 체감할 수 있다. 2018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양식장에서 폭풍으로 그물이 터지면서 무지개송어가 호수로 방류되었다. 야생으로 간 무지개송어는 ‘거친’ 자연에 적응해야 한다. 도망치는 먹이도 사냥해야 한다. 자연 호수에서 산 지 7개월 만에 무지개송어의 뇌 크기가 15%나 커졌다. 커진 뇌 부위는 먹이의 냄새를 맡고 추적할 때 필요한 부분이다. 인간이 주는 먹이만 먹은 송어는 뇌가 작고 생존능력이 떨어진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부모가 ‘떠먹이면’ 자녀의 뇌가 퇴화하는 것이다. 북미의 연못송어는 계절별로 뇌 크기가 변한다. 찬물을 좋아하는 이 송어는 가을과 겨울에는 호수 가장자리나 표면에 나와 활발히 사냥하고 봄여름에는 호수 바닥에 머문다. 가을과 겨울에 상대적으로 뇌가 크고, 봄여름에는 줄어든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스스로 학습하지 않은 아이들은 설령 진학과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진다.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 의존하여 삶을 스스로 영위하기가 어려워진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 하면 도태되는 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