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스마트폰 ChatGPT 금지, 정신건강과 성적효과



스마트폰 등으로 사람과의 대면 교류가 중단되는 것을 테크노퍼런스(technoference)라고 한다. 자녀 옆에서 부모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자주 사용하면 자녀의 뇌 발달과 정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부모가 스마트폰 화면 등에 집중하느라 자녀의 말이나 감정 표현에 제때 반응해 주지 않거나, 성의 없이 반응하거나, 일관성 없는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혼란을 겪고, 때로는 충동적 행동이나 분노 폭발 등 겉으로 문제 행동을 나타낼 가능성이 더 높다. 자녀가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데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슬픔, 두려움과 걱정 같은 불안 및 우울증과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가능성도 더 높다. 또한 자녀의 주의력 등 핵심 인지능력을 떨어뜨린다. 자녀가 아니라 우선 부모가 실천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더 심각하다. 2025년 미국에서 청소년이 챗GPT 대화로 자살한 후 유족이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오픈AI는 부모가 10대 자녀의 챗GPT 이용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캐릭터.AI도 미성년 이용자의 챗봇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2025년 말 미국인 7명이 오픈AI의 챗GPT가 망상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유발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GPT-4o가 이용자를 심리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내부 경고가 있었음에도, 출시를 강행했다며 조력 자살,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제기했다. 7명 중 4명은 실제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다. 우울증은 자녀의 미래를 갉아먹는 심각한 질환이다. 스마트폰와 AI 등 사용은 우울증을 가져온다.


프랑스는 2018년에 초·중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15세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휴식'(스마트폰 없이 보내는 하루)도 시범 도입했다.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학교에서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을 실질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휴대전화가 교육에 나쁘므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은 교육부와 학교, 관련 단체 간 합의에 의한 결과이다. 2025년 핀란드 의회는 초중등학생의 모바일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면금지는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거나 혼란을 초래할 경우, 교사는 기기를 압수할 권한도 갖게 된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규제 흐름의 연장선이다. 덴마크는 2025년 초부터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유럽과 미국 사립학교 등이 앞서서 추진하는 추세이다. 얼마나 심각하면 국가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이런 결정을 했을지 대부분 이해가 될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소셜미디어(SNS) 이용 최소 연령도 15세로 상향 조정했다. 호주는 2025년 12월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했다. 해당기업은 16세 미만 청소년이 플랫폼에 계정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막고 기존 계정이 비활성화 또는 삭제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금지 조치를 위반한 청소년과 부모가 아니라 기업이 처벌받는다. 반복 위반 시 벌금은 최대 약 500억 원에 이른다.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조치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당연하다. 과학자와 교육학자들의 끊임없는 경고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를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사용한 학생들은 시험 성적이 평균 5%가 떨어지고, 주위 학생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준다. 심지어는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지 않고 옆에 놓아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연구로 확인하였다. 스마트폰 등을 물리적으로 격리시키는 것이 필연적인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도시의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완전히 금지했다. 첫해에는 혼란과 징계 증가가 나타났지만 2년 차부터는 결석이 줄고 영어와 수학 성적이 유의미하게 좋아졌다. 스마트폰 금지 이후 학생들의 결석 일수가 줄었고, 학교를 회피하는 경향도 완화됐다. 성적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전국 평균 기준으로는 의미가 있었다. 효과는 특히 중·고등학생과 스마트폰 사용이 많았던 학교에서 더 두드러졌다.

https://www.nber.org/papers/w3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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