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레르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정확한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연구는 특정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레르기 항원 알레르겐(allergen)이 어떻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집중했다.
2019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생각보다 많은 미국 성인(약 2600만 명)이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상당수는 18세 이후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하였다. 알레르기가 보통 어린 시절에 나타난다는 기존 가설과 모순된다. 음식 알레르기는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인지하지 못한다. 음식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 중 절반만이 의사로부터 알레르기를 진단 받는다.
2025년「네이처」연구에 의하면 알레르기 반응은 ‘세포에 구멍을 내는' 단백질로 인한 것임이 밝혀졌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곰팡이 등 알레르겐에 포함된 단백질이 우리 몸의 기도를 덮고 있는 세포에 구멍을 만들어 구조적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세포가 손상되면 우리 몸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해 재채기, 기침, 가려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단백질이 만든 구멍을 통해 세포 안으로 칼슘 이온이 갑자기 들어오게 되고 세포는 ‘위험 신호’를 보내는 물질들을 방출한다. 신호가 면역세포에 전달되면서 몸은 이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재채기나 기침, 눈물,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꽃가루나 집 먼지 진드기는 세포막에 구멍을 만들지 않는다. 다른 알레르겐들도 같은 방식으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만약 이들 알레르겐 역시 유사한 경로를 통해 면역계를 자극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알레르기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알레르기는 선천적인 면도 잇지만 후천적인 면도 많다. 어린 시절 자연에서 뛰놀면서 성장했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면역력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를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이라고도 부른다. 어릴 적 미생물에 대한 노출이 너무 적으면 면역계가 제대로 훈련되지 못해 알레르기나 아토피, 천식 같은 질환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인은 항생제나 살균 및 위생 용품 사용,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위험한 미생물로부터 점점 더 보호받고 있다. 좋은 일지만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은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과잉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2025년「네이처」연구에 의하면 어린 시절 자연에서 노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실제 자연 상태와 유사한 환경에서 자란 쥐들은 무균 상태의 실험실 쥐들에 비해 알레르기 반응 유발 물질 알레르겐(allergen)이 투여됐을 때 이상 반응을 훨씬 적게 보인다. 또한 이런 쥐들은 알레르겐에 대처할 수 있는 일종의 면역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면역 기억은 알레르기 유발 항체 생성을 억제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보호 항체 생성을 촉진한다. 자연과학과 의학의 발전이 수명을 두 배로 늘리고 건강장수를 이루었지만 지나치면 나쁘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