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재수가 나쁜 것일까 아니면 피할 수 있을까


암은 재수인가 환경요인인가? 즉 선천적으로 걸리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걸리는가?


세포 분열이 일어나면 DNA가 복제되는데 복제할 때 오류가 발생한다. 염기 하나가 잘못 복제될 가능성은 대략 1.8~2.5에 10의 마이너스 8승을 곱한 수준이다.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누적되면 문제가 생긴다. 오류를 찾아 수정하는 기전이 진화했지만 완벽하지 않다. 완벽한 오류 수정도 문제가 있다. 돌연변이가 환경 변화에 유용한 적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당한 수준에서 진화적인 타협이 일어났다. 타협의 결과 일부 개체는 암에 걸린다. 세포는 복제를 많이 하면 암이 생기고, 복제를 적게 하면 일찍 늙고 일찍 죽는다. 타협을 해야 한다.


2017년「사이언스」연구에 의하면 특정 조직의 줄기세포가 평생 분열하는 횟수는 암 발생률과 비례한다. 상관계수는 0.8을 넘는다. 60%가 넘는 암이 확률적인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아무리 건강식을 많이 먹고, 깨끗한 곳에 살아도 소용없다.


2015년「사이언스」에 발표한 ‘불운 가설(bad luck hypothesis)’은 암 위험의 3분의 2가량이 줄기세포가 분화할 때 무작위로 생기는 DNA 복제 오류, 즉 돌연변이에 따라 생긴다. 운과 우연(chance)에 의해 암이 발병한다는 것이다. 별다른 유전적 요인이 없고 환경적인 요인이 없어도 불운에 의한 암 위험이 전체 암 위험의 3분의 2나 차지한다는 연구결과이다. 줄기세포의 세포분열이 잦은 곳일수록 암 위험이 높다. 일생 동안의 암 위험도는 정상 줄기세포들의 세포분열 총 횟수와 강한 상관관계(0.81)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생물학의 기본 메커니즘으로 볼 때 이미 알려진 것이다. 인간의 몸에는 조직부위별로 낡은 세포를 대신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가 있다. 줄기세포가 평생 동안 세포분열을 거듭할 때 DNA 복제 과정에선 우연히 무작위로 오류가 발생하고, 이것이 누적되면 돌연변이 암세포가 생긴다. 이를 분석한 결과 우연과 불운에 의한 암 위험이 환경이나 유전 요인보다 훨씬 더 큰 3분의 2나 된다는 것이다. 암 위험 중 3분의 1만이 환경 요인이나 유전 기질에 의한 것이다. 줄기세포의 평생 세포분열 횟수가 많은 부위일수록 암 위험도 높아진다. 조사대상인 31종 가운데 22종의 암은 무작위 돌연변이의 요인과 암 위험 간의 상관관계가 대체로 잘 들어맞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흡연자 폐암을 비롯해 나머지 9종은 상관관계가 낮게 나타나 무작위 돌연변이의 ‘불운’에 더해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의 영향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 세포분열 횟수로 예측한 것보다 더 높은 위험도를 보인 암은 흡연과 연계된 폐암이나 일광노출과 연계된 피부암, 유전적 증상과 관련된 암이다. 환경과 유전 요인의 영향도 큰 9종의 암은 기저세포 암, HPV-16 두경부 암, 갑상선 여포 암, 흡연 폐암, HCV 간세포 암, 대장 암 3종류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하여 반론도 있으며, 과학연구의 다른 사례와 같이 이와 관련한 연구와 해석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2016년「사이언스」의 라이벌인「네이처」에 반박논문이 실렸다. 즉 세포분열 과정에서 임의적인 실수로 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의 10~30% 미만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논문을 읽어보면 사실상 10% 미만이라는 내용이다.「사이언스」논문이은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즉 세포 분열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가 우연히 일어난 것인지 외부요인으로 일어난 것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암 발생률과 줄기세포 분열횟수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해 전체 암 발생의 65%가 불운의 결과라고, 즉 임의의 변이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1년 자료지만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에 의하면 암 유발의 32%는 흡연에 의해, 30%는 식이요인, 10~25%는 만성감염에 기인한다. 음주는 3%, 유전은 5%에 그친다.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약하다. 담배를 끊는 것은 암 예방에 결정적이다. 또한 가공식품 등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만성감염도 음식과 관련이 크다. 건강관리도 면역력을 키워 만성감염을 피할 수 있다.


2026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팀은 전 세계(185개 국가)에서 발생한 36개 유형의 신규 암 환자 1870만 명 중 약 710만 명의 원인을 분석하여「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그 결과 흡연과 감염, 음주 등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흡연 등을 줄이는 것이 여전히 암 예방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흡연이 15.1%로 가장 많았고, 감염 10.2%, 음주 3.2%,순이다. 특히 폐암, 위암, 자궁경부암에서는 조절 가능한 요인에 의한 암 사례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여성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같은 감염 요인이 전체 암의 11.5%를 차지했다. 남성은 흡연이 전체 암의 23.1%와 관련이 높은 요인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6-04219-7


암 발생에서 ‘재수’가 차지하는 요인이 80%이건 5%이건 예방노력을 하는 것이 인간적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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