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리지 않고 떠나고 싶다면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자연스런 현상이다. 자연은 생명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나이뿐만 아니라 (나이로 인한) 치매, 질병 및 생활습관도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치매는 유전적인 요인도 많다. 우리는 유전자를 바꿀 수가 없다. 그렇다고 유전자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의지로 줄이거나 늦출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가소성이 크고 유연하다. 누구나 인생의 마지막을 비극(치매)으로 끝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결국은 죽는 것이지만 그 전에 건강도 걱정이고 치매는 더 걱정이다.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또는 생활습관에 따라 기억력 감퇴나 치매를 완화할 수 있다.


누구도 실제(달력) 나이를 바꿀 수는 없다. 시간은 미래로만 흐른다. 미래는 과거가 된다. 하지만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는 노력하면 상당히 조절할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신체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식단, 운동, 금연 등과 같은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와 치매위험은 상관관계가 높다. 2025년 연구를 보자.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57세, 생물학적 나이는 45세이고, 치매진단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이들을 평균 14년 동안 추적하여 치매 발병과 생물학적 나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중 1.7%가 치매에 걸렸다. 치매에 걸린 사람의 평균나이는 65세, 생물학적 나이는 55세이다. 이들은 나이가 8살 드는 동안 신체나이는 10년이 늘었다. 더 빠르게 노화했음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나이가 가장 많은 25%는 가장 적은 25%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30% 더 높다. 생물학적 나이가 많을수록 대부분의 뇌 영역 부피가 작다. 특히 기억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해마의 용적이 두드러지게 작다. 그래서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2023년 연구를 보자. 10년 동안의 연구결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치매 발병 가능성이 무려 90%나 낮았다. 보통인 사람도 30%나 낮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이란 다음 여섯 가지 중 네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2~3개이면 보통, 0~1개이면 나쁜 생활습관이다. 특히 기억력 감퇴를 늦추는 데 결정적인 것은 음식이다. 건강 식단으로 제시된 7가지는 간단하다. 자연식품으로 가공식품은 하나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어 인지 활동, 운동이 중요했다. 대인관계는 의외로 중요도에서 뒤에 있었다.


⚫흡연: 흡연 경험이 없거나 최소 3년 전에 금연한 경우

⚫음주: 전혀 술을 마시지 않거나 가끔 마시는 경우

⚫식단: 12가지 식품(과일, 채소, 생선, 고기, 유제품, 소금, 기름, 달걀, 곡물, 콩, 견과류, 차) 중 7가지 이상을 매일 섭취하는 경우

⚫인지활동(쓰기, 읽기, 카드, 마작 등) 1주일에 2차례 이상 하는 경우

⚫대인 관계(모임이나 파티 참석, 친구나 친지 방문, 여행, 온라인 채팅)를 1주일에 2차례 이상 하는 경우

⚫운동: 운동 빈도가 상위에 드는 경우


하나 더 권할 것은 커피이다. 커피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음’의 음식이다. 마음이라 했지만 사실 ‘뇌’를 말한다. 게다가 커피를 마시면 인지기능에 좋다. 그 효과는 장기적인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 인지 기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치매예방에도 좋다.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커피가 효과가 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낮다.


그러나 카페인의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과다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카페인이 든 커피나 차를 하루 2~3잔 꾸준히 마시면 치매 발병 위험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2026년 나왔다. 43년간(1980~2023년) 여성 8만 6606명과 남성 4만 5215명 등 총 13만 1821명을 추적 관찰한 치매연구가 2026년 발표되었다. 카페인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 상위 25%는 10만 명당 치매 발생 건수는 141건(0.14%)이었다. 가장 적게 마신 하위 25%의 330건(0.33%)이다. 천 명 당 3.3명과 1.4명의 차이이다. 큰 차이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수치이다. 그게 ‘내’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절대수치로 보면 거의 반이나 낮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표현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 현실적으로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주관적 기억력 저하가 적었고 인지 능력 검사 점수도 높은 점이 눈에 띤다. 또한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카페인 자체가 뇌 건강 보호의 핵심 성분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fullarticle/284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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