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활동을 하면 뇌에서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어진다. 필요 없는 연결은 제거하고 회로를 정교하게 조정한다. 그리고 새로운 ‘자아’가 탄생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뇌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나도 진화한다.
우리의 뇌, 의식, 지식, 자아는 끊임없이 달라진다. 이를 뇌의 가소성(Plasticity. 可塑性)이라고 한다. 불교의 무아, 유일신교의 피조물은 뇌의 가소성과도 관련된다. 변하지 않은 영원한 ‘영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할 뿐만 아니라 그에 맞게 신경망을 재구축하고 변화해 가는 유연한 생체시스템이다. 인간의 뇌에 있는 신경세포는 시냅스라는 연접부위를 통해 소통한다. 시냅스는 평생 새롭게 형성, 유지되고 소멸하면서 뇌의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를 시냅스 가소성이라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인 경험을 보자. 비틀거리며 넘어지면서 타던 자전거도 계속 타면하면 익숙하게 잘 탄다. ‘우리 몸이 기억한다.’고 한다. 몸이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신경세포 연결이 기억하는 것이다.
운동을 처음 배우면 뇌에 이를 ‘다루는’ 여러 신경회로가 만들어진다. 익숙해지면서 점점 일부 핵심 회로만 남는다. 이러한 회로정리는 별 아교세포(astrocyte)가 한다. 생쥐를 실험한 결과 운동 할수록 별 아교세포는 시냅스를 더 많이 정리한다. 점점 불필요한 동작에 해당하는 시냅스는 줄어들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대뇌 운동 피질의 활동은 증가한다. 운동이 뇌 회로 정리를 가속화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익숙하게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못타는 나는 이제 자전거를 잘 타는 거듭난다. 운동뿐만 아니라 학습도 마찬가지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69129-1
참고로 별 아교세포는 뻗어 있는 많은 돌기 때문에 별처럼 생긴 신경 아교세포로 뇌와 척수에 존재한다. 뇌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별 모양의 아교세포이다. 주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조절한다. 아교세포(glial cell)는 중추신경계에서 신경세포를 지지, 영양 공급, 절연 및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비 신경세포이다.
스티븐 핑거의『빈 서판』은 본성(nature)과 양육(nurture)에 대한 논쟁을 다루면서 유전과 환경 중 어느 하나에 일방적으로 기대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한다. 우리 인간은 유전자와 뇌를 물려받아 태어나지만, 그것으로 ‘결정된’ 존재는 아니다. 인간의 뇌는 가소성이 있으며 유전자는 본인 스스로 노력과 배움에 따라 상당한 유연성이 있다. 알고 있는 지식이나 믿음이 오류임아 밝혀진 지식을 습득하면 자아는 바뀐다.
인간과 침팬지를 비교하면, 특히 인간에게 유전적인 영향이 덜하다. 즉 환경적인 요인이 인간 뇌의 발달에 더 많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살아가면서 접하는 감각 정보들에 맞춰 훨씬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거기에 맞게 형태를 변화시킨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지만 자유의지를 어느 정도 가진 ‘무한으로’ 가고 있는 존재이다. 자유의지는 의지에 달려있다. 과거에 묶여 있으면 죽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