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중국 저우커우뎬 유적지(Peking Man Site at Zhoukoudian)에서 60만~8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호모 에렉투스 유골과 함께 소형 석영 20점이 발견됐다. 무기나 도구로 쓴 흔적은 없었다. 수십만 년 전에도 인간의 조상은 보석을 가까이 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만 보석을 좋아할까. 보석에 대한 침팬지의 집착은 인간 못지않다는 것이 2026년 연구로 드러났다. 침팬지 무리 앞에 보통의 돌과 석영을 함께 두자, 한 침팬지가 무리에게 가져갔다. 침팬지 무리는 이틀 동안 석영을 이리저리 보며 호기심을 보였다. 보통 돌 사이에서 섞어놓아도 석영을 찾아낸다. 자갈 20개 사이에 석영 등을 섞어두자, 단 몇 초 만에 정확히 골라냈다. 소유욕도 나타났다. 사육사들이 석영을 뺏으려 하자 돌려주지 않았다. 침팬지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내밀었지만 몇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았다. 보석에 대한 애착이 최소 600만년 동안 진화되었음을 암시한다. 한계는 있다. 표본 규모가 침팬지 5마리와 4마리로 구성된 두 집단이다.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서 사육돼 야생 침팬지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다.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ology/articles/10.3389/fpsyg.2026.1633599/full
명품이나 보석은 오래된 진화의 유산이다. 수십만 년 전~수만 년 전 살았던 네안데르탈인도 목걸이 같은 장신구를 사용했다. 독수리의 발톱으로 만든 목걸이로 스페인 북동부 지중해 연안의 동굴에 발견되었다. 약 3만9000년 전의 것으로 석기로 자른 흔적이 있다. 이미 유럽 남부의 13만~4만2000년 전 유적지 열 곳에서 그 흔적이 발견되었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은 보석과 깃털로 몸을 치장했다. 네안데르탈인은 가죽을 손질하는 도구를 만들 때 동물의 뼈를 사용했으며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었다. 동물 가죽을 손질하는 데 사용되는 매끄러운 끝이 있는 동물 갈비뼈 조각인 ‘리소아르(lissoirs, 매끄럽게 하는 도구라는 뜻)’라는 도구를 사용했다. 당시 순록이 훨씬 더 흔했지만 소 갈비뼈로 만들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콜린 캐머러(Colin Camerer) 교수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혈중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높으면 사회적인 지위를 나타내는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동물 수컷들은 지위 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인간이 돈과 권력 그리고 사회적 지위를 향한 욕구는 생물학적 진화와 유전자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성욕이 자신의 몸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모르고 청소년기에 혼란을 겪듯이 사회적 욕구도 인간을 휘두른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의 기반이 무엇인지 의식하지 못한다. 그저 욕구에만 충실한 것이 생물학적 인간의 모습이다. 수천 년 전 성인들은 자연과학적 지식 없이도 이를 극복하려고 애썼다. 오늘날에는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이해로 생물학적 삶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인간은 유인원이다. 유인원은 거의 대부분 자신을 신분을 과시하려는 특성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동물이 그렇다. 인간은 특이하게도 이것을 명품으로 과시한다. 남성 243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한 그룹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을 피부에 묻혀 흡수하도록 한 후 실험을 진행했다. 테스토스테론을 복용한 남성일수록 고가 브랜드와 명품에 대한 강한 선호도를 보였다. 테스토스테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높은 지위를 추구하고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많은 행동은 영장류들에게서 나타나는 행동이 목적에 맞게 바뀐 것이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동물 수컷은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만 인간은 무엇을 입고 있는지, 무엇으로 장식했는지, 어디서 사는지를 통해 그런 행동을 한다. 파크 애비뉴와 강남 서초 일대의 ‘파크 애비뉴’라는 명칭은 테스토스테론이 조종하여 만든 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