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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 우주에 널리 존재하는 생명의 기초물질


지구상의 생물들은 모두 유기 화합물, 즉 탄소 원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복잡한 미세 구조의 유기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별들 사이의 광대한 암흑 속에는 기체, 티끌 그리고 유기분자로 이루어진 성간 구름, 즉 성간운이 떠돌아다닌다. 성간운을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면 그 안에서 수십 가지의 유기 분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간운에 유기 분자가 풍부하다는 사실은 생물의 기본 물질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하나의 우주적 필연일 수 있다. 


우주에서 생명의 기원물질을 찾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와 캘리포니아공대, 하버드대학 공동연구팀은 우리 은하 중심 부근에 있는 궁수자리 B2 지역의 성간 물질에서 키랄 성(chiral) 분자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상의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은 광학이성질체이다. 광학이성질체란 우리 왼손과 오른손처럼 모양은 비슷하지만 거울에 비췄을 때만 모양이 똑같아지는 물질을 말한다. 서로 겹칠 수 없는 이런 거울상의 관계를 ‘Chiral’이라 하며 이런 성질을 가진 분자를 키랄성 화합물(chiral compound)이라 한다. 생명과학자들이 아미노산의 이것에 주목하는 이유는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까 해서다. 궁수자리 B2 지역에서는 전에도 유기물 분자들이 발견돼 생명체 구성 물질이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번에 발견한 것은 생명체와는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는 물질이지만 우주에서 광학이성질체가 발견되기는 처음이고, 이런 사실은 그동안 생명의 기원으로 제기되어 온 운석 운반 설 등을 검증하는 연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계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21년 ‘젊은’ 별을 둘러싸고 있는 물질에서 방출되는 빛을 분석한 결과, 생명체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큰 유기 분자의 ‘저장소(significant reservoirs)’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에 생명의 씨를 뿌리는 데 필요했던 동일한 성분이 다른 별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지구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킨 기초 화학적 조건이 우리 은하계 전역에 광범위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 큰 유기 분자는 새로 형성된 별 주위를 도는 원시행성 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확인됐다. 이와 비슷한 원반이 한때는 젊은 태양의 주위를 돌며 현재의 우리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분자들은 지구 생화학의 필수 구성요소로서 적당한 조건에서 설탕과 아미노산 그리고 RNA 구성요소까지 생성한다. 원시행성 원반들에는 훨씬 더 복잡한 분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분자들이 있다면 더 복잡한 분자들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초기 생명체 또는 더 진화한 생명체도 가능하다.

https://arxiv.org/pdf/2109.06319.pdf



https://arxiv.org/abs/2109.0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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