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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Oct 14. 2021

2500년 가장 비싼 땅은 북극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gcb.15871

기후변화 관련 연구나 보고서는 대부분 최장기 미래를 2100년으로 상정한다. 백 년도 못사는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연도일 것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는 21세기말까지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990년대부터 몇 년에 한 번씩 발간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의 기후 평가 보고서는 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예측 연구 결과들을 내놓는다. 2021년 유엔이 191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는, 이대로라면 지구 온도는 21세기말에 2도는커녕 2.7도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러나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수명은 300~1000년이다. 지난 300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분의 절반은 1980년 이후에, 4분의 1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이 온실가스의 상당량이 2500년까지도 대기 중에 남아 계속해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이산화탄소를 강력하게 감축하는 경우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은 2500년까지 파리기후변화협정 목표인 2도 이내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미진할 경우 2100년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2.2도 높아지고, 이후에도 2200년 3.6도, 2500년 4.6도 올라간다. 2500년까지의 해수면 상승폭은 낮게는 0.24미터 많게는 0.86미터에 이른다. 강력하게 감축하더라도 지구 온난화로 바다물이 팽창해 해수면은 상승하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과감하게 감축하지 않을 경우 500년 후 지구에서 초목이 우거지고 작물 재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극지방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마존 유역은 불모지로 변하고, 열대지방은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역(습구온도 35도 이상 6시간 지속)이 된다. 아마존은 현재 인류가 파악한 생물종의 3분의 1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또 인간 활동으로 배출한 온실가스의 약 7%를 흡수한다. 그러나 500년 후의 아마존은 거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곳이 된다. 아마존의 삼림지역 비율은 현재 71%에서 2100년 63%, 2200년 42%, 2500년 15%로 감소한다. 기온 상승이 이어지면서 산림 면적이 줄어들고 이어 강우량도 줄어든 결과다. 저 강도로 온실가스를 줄일 경우 2100~2500년 사이에 작물 수확량이 열대작물은 2분의1, 온대작물은 6분의1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미국 중서부 내륙 평야지대는 2500년이 되면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야자수와 건조지역의 다육식물을 기반으로 한 농·임업 혼합지대로 바뀐다. 이 지역의 평균 여름 온도는 오늘날 28°C에서 2100년에는 33°C, 2500년에는 36°C로 상승한다. 가장 더운 달은 현재 34.8도에서 2100년 39.8도, 2200년 42.9도, 2500년 44.9도까지 치솟는다. 인도는 여름 기온이 2100년 2도, 2500년 4도 증가가 예상된다. 숲은 열대림으로 변신하고 비도 더 많이 내려 2500년에는 강우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저 강도로 감축하는 경우 적절한 재배 면적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작물은 콩과 옥수수뿐이다. 2500년의 지구는 한마디로 21세기 인간에게 낯선 외계와 같을 것이다. 반면 고강도 감축에서는 온대작물 수확량은 3% 감소에 그치고 열대작물은 3%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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