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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널리 존재하는 생명의 기초물질과 종교


모든 생물은 탄소 원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기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들은 자신의 몸이 분자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저 멀리 우주의 별들 사이의 광대한 암흑 속에는 기체, 티끌 그리고 유기분자로 이루어진 성간 구름, 즉 성간운이 떠돌아다닌다. 성간운을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면 그 안에서 수십 가지의 유기 분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간운에 유기 분자가 풍부하다는 사실은 생물의 기본 물질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하나의 우주적 필연일 수 있다.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 바로 우주 물질에서 탄생했다! 우주와 물질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것은 우주론에서 다룬다!


우리 은하 중심 부근 성간 물질에서 아미노산(chiral) 분자가 발견되었다. 이 아미노산은 생명체와는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는 물질이지만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생명의 기원으로 제기되어 온 운석 운반 설 등을 검증하는 연구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초기 항성에서도 생명체의 기초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큰 유기 분자의 ‘저장소(significant reservoirs)’도 발견되었다. 생명을 탄생시킨 기초 화학적 조건이 우리 은하계 전역에 광범위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 분자는 새로 만들어진 항성 주위를 도는 원시행성 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확인됐다. 이와 비슷한 원반이 한때는 초기 태양의 주위를 돌며 현재의 우리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분자들은 지구 생화학의 필수 구성요소로서 적당한 조건에서 설탕과 아미노산 그리고 RNA 구성요소까지 생성한다. 원시행성 원반들에는 훨씬 더 복잡한 분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분자들이 있다면 더 복잡한 분자들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초기 생명체 또는 더 진화한 생명체도 가능하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은 태양계를 만들었던 초기 물질에 이미 내재해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우주의 다른 곳에서도 그랬을 것이다. 우주와 그 물질들은 생명을 탄생시킬 필연성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러한 필연성은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가가 궁금하다. 물리학자라면 그냥 그랬다고 설명할 것이고 유신론자라면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믿을 것이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남을 것이다. 우주를 완전하게 설명하기 전에는. 그럴 가능성은 없으니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도 영원히 남을 것이다. 유신론자나 무신론자나 우주의 생명이다.


2021년도 초기 항성 주변의 원시 행성 계에서 유기 화합물 등 생명체를 이루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물질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분자들은 설탕과 아미노RNA 구성요소도 될 수 있어 지구상 생물화학적 현상에 꼭 필요한 요소를 만드는 원재료이다.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65/ac1440




종교에 관해 첨언할 것이 있다. 대학에 들어와 스무 살에 기독교 ‘이단성’ 근본주의 신앙에 빠진 사람이 있다. 그는 10여 년이 지나서야 그 종파에서 나왔다. 그러나 어린 시절 ‘세뇌된’ 신앙인은 빠져 나오지 못한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미성년자에게 가정에서도 신앙과 종교얘기를 하는 것이 금지된다. 성인이 돼서 스스로 선택하게 하려는 취지이다. 종교는 자신이 태어난 국가, 자라난 부모의 영향을 90% 이상 받는다. 인도에서 태어난 사람은 거의 모두가 힌두교 신자이듯이. 미성년자에게 종교를 가르치는 것은 오류이고 심지어는 비윤리적이고 부도덕한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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