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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Feb 20. 2022

수천억 개의 은하, 100조 개의 별이 있는 은하


2003년 9월부터 2004년 1월까지 네 달 동안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밤하늘 한 곳만을 관측하였다. 관칙 결과 약 만 개의 은하를 발견하였다. 당시 들여다 본 곳은 하늘 전체 중 1천 3백만 분의 1에 불과하였다. 1만 개에 1천 3백만을 곱하면 우리 우주에는 천 삼백억 개의 은하가 있다. 그러나 이 숫자는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은하이다. 향후 우주 망원경이 기능이 좋아진다면 더 많은 은하가 밝혀질 것이다. 우주에 은하가 몇 개나 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수천억 내지 수조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은하마다 천억 개 정도의 별이 있다. 어떤 은하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별이 있다. ‘IC 1101’이라는 은하에는 별이 100조개가 있다! 도무지 인간의 머리로는 감이 오지 않는 숫자이다. 우주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 규모와 복잡성에 현기증이 난다. 게다가 우리 몸의 세포의 수도 수십조 개다. 놀랍게도 우리 몸에는 수백 조 개의 미생물이 산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세계의 극히 일부분이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아는 ‘무지의 지’야 말로 지적 탐구의 출발점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우주를 들여다보았지만 은하와 항성의 수를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주가 유한하다고 하더라도 그 수가 너무 많고, 우주가 무한하다면 그 수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대충이라도 추정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망원경이라도 우주 전체를 볼 수가 없다. 게다가 우주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빛이 지구에 도달하지 않은 은하나 항성도 있다. 빛이 우리에게 도착하지 않으니 볼 수도 없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장벽이 있다는 것이며 이 장벽을 사건의 지평선이라 한다. 우주는 우리의 어떤 상상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크고 복잡하다. 


사건의 지평선 너머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2000년 한국에 온 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청와대에서 `호두껍질 속의 우주'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우주는 과연 무한히 넓을까. 아니면 매우 크긴 하지만 유한할까. 우주는 영원히 계속될까, 아니면 시작과 끝이 있을까?’라는 의문 속에 연구해왔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을 빠져 나오는 출구가 다른 차원의 우주에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간 뒤에 블랙홀의 반대쪽에 있는 다른 차원의 우주로 나타난다. 블랙홀은 서로 다른 차원의 우주로 이어져 있다. 입구는 우리의 우주에 있고, 출구는 다른 차원의 우주에 있다.


우주가 무한한지 유한한지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무한하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유한하다는 것은 더 이상하다. 지금까지 볼 수 있는 우주는 현재 177억 광년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곳이 우주의 끝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계산된 우주의 크기는 약 920~930억 광년으로 인간의 입장에서 무한대이다. 900억 광년 저 너머 무한대로 우주가 펼쳐져 있는지 아니면 유한한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는 없다. 


카오스재단의 2019년도 봄 강연 ‘기원 : 궁극의 질문들’에서 서울대 김형도 교수(물리천문학부)는 강의 전 인터뷰에서 “우주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 우주 바깥에 ‘다른 우주는 없는가?’라는 질문이다. 실제로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또한 우주가 무한하다면 이런 주장은 의미가 없다. 다른 우주도 그 우주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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