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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Feb 24. 2022

고기를 많이 먹으면 오래 살까 단명할까


노화(Senescence)는 다양한 유형의 스트레스로 손상된 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제한하는 과정이다. 노화 세포가 쌓이면 해당 기관의 퇴화와 함께 노인 질병을 일으킨다. 사람은 늙으면 각종 기관이 노화하면서 심장 질환, 암, 당뇨병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다. 노화를 유발하는 기본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건강하게 늙어가는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노화는 단백질과 관련이 많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노화로 감소하는 특정한 단백질을 늘리면 수명이 23%나 늘어났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조작해 노화와 함께 감소하는 특정 단백질을 많이 생성하도록 만든 결과이다. 이러한 단백질 생산량이 많은 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암에 잘 걸리지 않았으며 빨리 달릴 수 있다. 미래에 이러한 단백질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안전한 약이 개발된다면 인간수명은 120살에 육박할 것이다. 꾸준히 진행되는 특정 단백질(CSB)의 부족이 세포증식을 막아 노화를 가속화한다. 유전자조작은 윤리문제로 어렵겠지만 나이 들어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는 육류 섭취로 인해 진화하고 번영해왔다. 인간은 수백만 년이 넘는 진화의 관점에서 육식에 적응했고, 현대인이 이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육류가 인간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가 꽤 많다. 육류 소비와 건강 또는 수명 사이의 상관관계를 특정 집단이나 특정 지역, 국가 내에서만 보면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어떤 집단이냐에 따라 어떤 육류를 고려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2022년 전 세계 170여 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육류 소비량이 기대수명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전 세계 및 지역 수준에서 광범위하게 분석하여 오류를 최소화하고, 육류 섭취가 전반적인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렇다고 고기를 많이 먹어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결론은 아니다. 말 그대로 ‘전반적인’ 상관관계이다. 적당한 양을 섭취하면 육류 섭취가 인간의 건강에 이롭다는 의미이다. 널리 밝혀졌듯이 육식은 암을 유발하고 각종 질병과 상관관계가 있다. 지역마다, 식사문화마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아마도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아마도 최선일 듯하다.

https://www.dovepress.com/total-meat-intake-is-associated-with-life-expectancy-a-cross-sectional-peer-reviewed-fulltext-article-IJGM


인간에게 단백질은 필수영양소로 반드시 먹어야 한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중요하다. 특히 가공된 육류는 절대금기 음식이다. 유럽에서 40~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하루 160g 이상의 가공육을 먹는 사람들은 20g 이하로 먹는 사람들보다 조기 사망률이 거의 50%(44%)나 높았다. 가공육 160g은 소시지 2개와 베이컨 1장에 해당한다. 특히 심장질환으로 죽을 확률은 72%나 높았고 암으로 숨질 확률도 11% 높았다. 가공육은 소금과 화학첨가물이 첨가되어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가공육이 아닌 붉은 살코기 비중을 높이고, 닭고기나 생선, 콩 등으로 단백질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것도 좋다.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 수명과 기대 수명의 차이가 거의 10년에 가깝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가 관건이다. 아파 누워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인생을 잘사는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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