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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Feb 23. 2022

얘는 누구를 닮았을까?


“쟤는 누굴 닮아 저럴까?” 부모들이 종종 하는 ‘좋지 않은’ 말이다. 부모와 너무나도 다른 자식의 모습을 보거나 부부가 상대방을 ‘싫어할 때’ 쓰기도 한다. 외모는 붕어빵인데 생각과 행동이 너무도 다른 또 다른 ‘나’를 보면 신기하다. 아이는 부모의 어느 한 편과 붕어빵처럼 닮은 경우도 있지만 부모를 모두 닮을 수도 있으며, 또는 전혀 닮지 않을 수도 있다. 


유전자는 사람의 세포마다 약 2만5000개씩 들어 있다. 이들 유전 정보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표현형이라고 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표현형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을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이라고도 한다. 같은 유전 형질을 가졌다고 해서 항상 똑같거나 비슷한 외모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유전자 발현에 있어서는 아버지 쪽이 우세하다고 생각하는 유전학자들의 견해가 많다. 어떤 유전자 양이 많다는 것과 해당 유전자가 발현되는가는 다른 영역인 것이다.


부모를 닮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유전자 재조합 때문이다. 부부는 각각 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단일 세포가 된 후 계속 분열해 태아를 만든다. 같은 부모의 아이라도 염색체는 다른 방식으로 뒤섞이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재조합과정 때문에 같은 부모의 아이도 다르다.


유전자는 염기라고 불리는 단위 물질들이 일렬로 배열된 형태다. 유전자는 다양한 이유로 이들 염기의 배열 순서를 종종 변화시키는데, 이를 변이라고 한다. 미세하게 생기기도 하지만 큰 폭으로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 1094명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가진 유전자 변이의 3분의 1 이상이 개인 특이적이다. 유전자 변이 가운데 개인이 남과 다르게 갖고 있는 독특한 변이가 34.5%로 나타났다. 각각의 사람이 얼마나 ‘개별적인지’를 보여준다. 유전자들의 상호작용과 크고 작은 변이가 부모와 자식 간에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얘는 누구를 닮았을까? 그는 그냥 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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