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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강물


쉴 새 없이 흐르는 강은 단 한 번도 같은 강이었던 적은 없다. ‘나’ 자신도 흐르는 강물처럼 단 한 번도 같은 나였던 적은 없다. 세포들로 이루어진 우리 몸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어 사라지고 새로운 세포가 탄생한다. 자신이 죽음에 이르면 마지막으로 남은 세포들도 죽어간다. 죽음에 가까울수록 세포의 죽는 속도도 가속화된다.


죽음에 이르면 뇌 세포도 기능을 상실해 간다. 그런 치매와 루게릭병을 앓는 사람도 뇌의 죽음과 비슷하다. 뇌 세포 뉴런과 이들의 연결이 사라지고 의식도 사라진다. 한번 고장 나면 돌이킬 수 없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삶을 살아간다.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결국 심장은 뛰지만 뇌는 기능하지 않는 뇌사자에 이른다. 


‘죽기 직전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도 모른다. 사람은 숨지는 순간을 전후해 뇌파가 약 30초 동안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꿈을 꾸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패턴을 보인다. 인생에서 경험한 기억의 마지막 회상일 수 있으며, 죽기 전 마지막 몇 초 동안 뇌를 통해 재생되는 것일 수 있다.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nagi.2022.813531/full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에서 유지되는 부분은 청각 기관일 가능성이 있다. 호스피스 환자 8명이 일반인처럼 반응할 때 청력 검사를 했고 이 중 5명은 연구 기간 중 의식을 잃었을 때도 같은 검사를 진행했다. 의식이 있는 환자들은 소리를 들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 변화가 일반인과 매우 비슷하며 이는 의식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몇몇 환자는 다른 환자들보다 뇌에서 좀 더 활발한 활동 변화를 보였다. 사람은 죽기 직전 몇 시간 동안 의식이 없더라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삶과 죽음은 하나로 이어져있다. 죽음으로 가는 경로에 있는 것이 삶다. 우주가 탄생하고 생명이 나타나고 인간이 출현하여 ‘내’가 왔듯이, 내가 죽고 다시 누군가 태어나 그도 또한 ‘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살다가 떠난다. 나는 강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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