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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y 09. 2022

불로장생 '똥약'

2008년에 방영된 드라마「베토벤바이러스」에는 “아줌마 같은 사람들을 세상에서 뭐라 그러는 줄 알아요? 구제불능…, 그 중에서도 이렇게 불러주고 싶어요. 똥!덩!어!리!”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광수의 소설『흙』에는 “‘에라이 똥물에 튀길 녀석!”이라는 욕설이 나온다. 반면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말도 있다. 실제로 똥이 노화를 막는 불로초로 21세기에 등장하고 있다.


2021년에 이루어진 연구가 그것을 보여준다. 젊은 쥐의 분변을 늙은 쥐에게 넣어주었더니 늙은 쥐의 장내 미생물이 점차 젊은 쥐와 비슷해졌다. 그러자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늙은 쥐의 뇌 영역인 해마가 젊어졌고 인지행동 능력도 좋아졌다.


2022년에도 같은 연구가 또 나왔다. 젊은 생쥐의 대변 미생물 군을 늙은 생쥐의 장에 이식했더니 뇌, 눈, 장의 노화가 완화되었다. 반대로 나이든 생쥐의 대변 미생물 군을 어린 생쥐의 장에 이식할 경우 뇌에 염증을 일으켰다. 장내 미생물이 노화에 영향을 주며 장내 미생물을 이용하여 노화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https://microbiome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40168-022-01243-w#citeas


대변미생물 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미생물을 뽑아 환자의 장에 이식,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치료법이다. 아직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지 못했고 각종 임상시험에만 적용되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인간에게 노화를 막는 중요한 약이 될 것이다. 인간은 똥이 더러워서 화장실을 만들어 숨어서 ‘보고 있다.’ 이제 그 똥이 약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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