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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y 12. 2022

스페인독감의 망령이 돌고 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봄부터 발병하여 1920년까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감염시켰다. 미국 인구의 28%가 감염되고 50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인도 인구의 5%가 이 병으로 사망했다. 일본의 경우 당시 인구 5천만 명의 거의 절반인 2천 3백만 명이 감염되었고, 40만 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에도 스페인 독감(무오년 독감)이 퍼져 인구 167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740만 명이 감염돼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치사율 1.9%, 전체 인구의 0.83%).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1000만여 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부터 2년여 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스페인 독감으로 세계적으로 2500만~5000만 명, 최대 1억 명이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이번 코로나 사망자가 2021년 말 기준으로 150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여름 프랑스 주둔 미군부대에서 처음 발생했다. 8월 첫 사망자가 발생하더니 전 유럽으로 퍼졌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됐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11월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이후 전장에서 미국으로 귀환한 병사들에 의하여 미국은 물론 아메리카 전역을 강타하였다. 대륙 횡단열차를 타고 서부까지 퍼졌다. 미국에서는 1918년 3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일부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6개월 뒤 미국 보스턴, 프랑스 서부 브레스트,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 등에서 맹독성 독감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넓은 남태평양의 동떨어진 섬도 북극도 무사하지 못할 정도였다. 1920년 6월까지 대유행하며 극지방이나 태평양 섬들까지 전염됐다.


스페인독감은 끝난 것이 아니다. 오늘날 겨울마다 퍼지는 독감 바이러스는 1918년 스페인독감을 일으켰던 바이러스의 직계 후손이다. 1918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두 단백질이 모두 1형인 H1N1형으로, 2009년 신종 플루 대유행을 부른 바이러스와 같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2-29614-9#cit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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