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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로 밝혀진 네안데르탈 멸종: 과학 믿을 수 있는가?

기원전 4만 년 전까지만 해도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아프리카에서 시작된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역사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고 나서 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자취를 찾을 수 있는 시기까지 그 두 종류의 호모 종이 공존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대인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기원전 약 4만 년경에 멸종한 가까운 친족인 것만은 분명했다. 기원전 약 2만5천 년경에 멸종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2만4천 년 전까지도 일부는 살아있다고 추정되었다. 벨기에 스피 동굴(Spy Cave)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서 그렇게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연대 측정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2021년 나왔다. 이들 화석을 더 정교한 방법으로 연대측정을 진행한 결과, 약 4만4천200~4만600년 전 것으로 확인됐다.

https://www.pnas.org/content/118/12/e2022466118


과학의 역사를 보면 늘 오류가 있어왔다. 그래서 이번 연구를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사람은 과학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학이다. 과학은 늘 오류가능성을 인정한다. 오류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절대주의를 거부한다. 종교적 도그마, 이념적인 도그마 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고 오류가 없다고 전제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다. 그래서 과학에서 반증가능성이 중요하다. 반증 가능성이란 모든 과학에 대해 반증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칼 포퍼(Karl Raimund Popper, 1902~1994)가 주창한 ‘반증 가능성(falsifiability)’이 이것이다. “과학 지식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과학 지식의 핵심은 반증 가능성에 있다. 반증을 통해 기존 과학에 오류가 있음을 밝힐 수 있고 잘못된 지식은 제거돼 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고 누적되면서 과학은 진실을 향해 진보한다.”는 것이다. 과학은 누적적이고 자기교정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세대에 세대를 거치면서 그 개념이 더 정확해지는 것이다. 많은 개념이 이제 의심의 여지없이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이런 과학 방법론이 바로 비판적 합리주의이다. 그것은 인간의 이성이 완벽하지 않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성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비판을 허용하고 반증을 통해 점진적 방법으로 나아가야만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진정한 합리주의는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는 지적 겸손의 태도다. 확실하고도 절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태도는 인간의 지적 오만이다. 반증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행착오를 통해 진실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과학적인 태도는 과학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학문에 모든 것에 적용되는 보편적 덕목이다. 칼 포퍼는 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되었던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이 살아있는 ‘열린사회’를 강조하였다. 반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종교이거나 처음부터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마르크시즘이나 나치즘이 바로 그런 반증 가능성이 차단된 정치 종교라는 것이 칼 포퍼의 지적이다.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플라톤과 헤겔 같은 ‘이상’ 사회를 건설한다는 이념 지상주의가 역설적으로 인류사회 비극의 씨앗이었다고 비판하였다. 그것은 ‘진보’라고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2017~2021)와 그 지지자들의 전체주의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오류가능성을 부정하고 자신에게는 오류가 없다는 ‘자기무류’, 타자의 비판은 혐오하는 모습은 마치 근본주의 종교와 잔혹했던 구소련과 현 중국정권을 보는 것 같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과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의 진보란 흔히 진리에 접근하는 것이라고들 보는데, 그것은 아니다. 진리를 과학의 목표로 삼는 것은 뭔가를 혼동한 것이다. 세상에 진리 측정기는 없으며, 그 진리라는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도 알 수도 없고, 그것에 다가가는 뚜렷한 방법도 없다. 물질의 근본 성질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에너지인지, 계속 혼란스러운 변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 초끈이나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같은 개념까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혼란은 더 심해졌다.


https://blog.naver.com/ksk0508live/22227160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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