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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인한 멸종우려는 인간중심적인 생각

온난화로 인한 멸종우려는 인간중심적인 생각



1847년 베르크만(Christian Bergmann, 1814~1865)이 주창한 베르크만의 법칙(Bergmann's rule)은 온혈동물은 추운 지방에 사는 온혈동물은 체중이 무겁다는 주장이다. 체중에 대한 표면적의 비율이 작아지므로 체열의 발산이 작아져서 체온 유지에 유리한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 열이 누적되는 열섬 현상이 발생하여 거미의 크기가 커진 경우가 그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 개체의 반응은 흥미롭다. 1877년 앨런(Joel Asaph Allen)이 주장한 앨런의 법칙(Allen's rule)은 온혈동물은 추운 곳에 사는 경우 귀, 코, 팔, 다리 같은 몸의 말단 부위가 작다는 법칙이다. 추울 때 체온을 유지하려면 열을 발산하지 않아야 하며, 더운 곳에서는 열을 발산해야 한다. 열을 발산하려면 표면적이 넓어야 하므로 말단부위가 커지고 추운 곳에서는 말단 부위가 작아진다.


온혈동물은 몸의 열을 방출하는데 주로 새는 부리, 포유류는 귀에서 일어난다. 새의 부리와 포유류의 귀는 털이 없어 열 방출에 용이하다. 털이 적은 꼬리나 다리도 열 방출을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온혈동물들이 적응하면서 부리, 다리, 귀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조류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앵무새 종들은 1871년 이후 부리 크기가 4~10% 커졌다.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진화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점차 온혈동물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귀 큰 코끼리 덤보처럼 바뀔 것 같다. 향후 지구상 생명체들은 일부는 적응하여 살아남겠지만 일부는 멸종할 것이다. 그것의 방향은 인간에 달려있다.    


인간 문명이 가속화됨에 따라 온난화도 가속화되고 생명체의 진화도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적응에 실패한 동물들은 멸종할 것이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거의 대부분 멸종했고 지금 살아남은 종은 극히 일부분이다. 온난화로 인한 생명멸종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환경변화에 따른 멸종우려는 인간중심적인 사유이다. 환경이 바뀌면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명의 종류도 바뀌는 것이 진화의 역사이다.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우려도 마찬가지이다.


북극곰은 바다에서 사는 해양 포유류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해빙(海氷) 위에서 사냥한다. 바닷물이 언 얼음 덩어리인 해빙 위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숨 쉬러 올라온 물개를 사냥한다. 온난화로 인한 해빙이 감소되면서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생명은 언제나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거나 멸종해온 것이 진화의 역사이다. 북극곰은 이미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언 해빙이 없어지자 육지에서 바다로 떨어져 나온 얼음을 이용해 사냥을 하는 북극곰 집단이 그린란드 남동쪽 해안에서 발견됐다. 2015~2019년 탐사를 통해 북극곰 수백 마리가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그린란드 북동쪽에 사는 북극곰과 유전적으로 다르다. 그린란드 남동쪽 해안은 북극곰이 빨리 사라질 곳으로 추정됐다. 서쪽의 대륙 빙하와 해류가 빠른 동쪽 바다 사이에 있고, 해빙이 1년에 100일 정도만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에 사는 북극곰들은 나머지 250일은 민물 얼음과 눈이 혼합된 빙상 위에서 사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의 얼음 조각은 거센 해류로 떠내려가 북극곰은 헤엄쳐 육지로 돌아온다. 그러다보니 행동반경이 좁다. 이곳에 사는 북극곰은 기후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이들은 체격이 작고 새끼도 덜 낳는다. 베르크만의 법칙에 따라 온난화로 체격이 작아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먹고살기 힘드니 새끼는 덜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멸종할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k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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