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의 신비가 공개됐다. 이 중에는 지구에서 1천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WASP-96 b)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을 확인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1990년대 중반 태양계 밖에서 행성의 존재가 처음 확인되었다. 지금까지 수천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지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사실 우리가 사는 태양계의 화성도 생명체가 살았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인간이 가기에는 너무나도 먼 1천 광년이 넘는 행성은 말할 것도 없다.
화성 남극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RBT 04262’)에서는 아미노산이 확인되었다. 이 아미노산은 지구에서 온 것은 아니라고 추정되고 있다. 이 화성 운석은 적어도 1m 이상 깊이에서 떨어져 나왔다.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았던 흔적이다. 화성에 한 때 생명이 존재했는지는 흥미로운 질문이다.
2021년 미국의 퍼서비어런스 탐사선(Perseverance)’이 화성에 착륙했다. 탐사선은 화성에 생물이 살았는지 탐사하고, 화성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실험을 한다. 탐사선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는 것이다.
화성탐사선이 착륙한 곳은 ‘예제로’라는 이름의 충돌구(jezero crater)이다. 35억 년 전경 강물이 흘러들던 곳으로 추정되어 생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탐사선에는 1톤 정도 무게의 소형 헬기 같은 비행선이 달려있다. 이 무인비행선은 지구 밖 행성에서 처음으로 비행을 한다. 중량이 2킬로그램이 안 되는 이 비행선(Mars Helicopter Ingenuity)은 약 한 달 동안 탐사선이 가기 어려운 절벽이나 협곡을 탐사한다. 화성에서 채취한 것은 또 다른 탐사선을 보내 2031년에야 지구로 가져올 수 있다.
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실험도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산소를 화성에서 조달할 수 있게 돼 화성 개척에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진다. 미국에 앞서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중국도 이미 화성 궤도에 탐사선을 진입시켰다. 중국도 미국처럼 지상탐사로봇을 화성 표면에 내려 보낸다. 바야흐로 화성에서 식민지건설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전쟁이 지상에서 일어날지 화성에서 일어날지 궁금하다.
화성에서 아미노산의 흔적이 발견된다면 고대 생명체의 존재를 나타내는 증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미노산은 태양 플레어나 별 폭발 과정에서 방출되는 양성자나 헬륨 이온 등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로 된 우주선에 노출되면 파괴된다. 지구에서는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이 우주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화성에서는 수십 억 년 전에 이런 방패막이 사라져 우주선에 그대로 노출돼 왔다.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화성탐사선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한다. 이런 깊이에서는 2천만 년 안에 아미노산이 완전히 파괴된다. 그래서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한다. 그래서 1천만 년 이내에 운석이 충돌하며 노출된 지역을 새로 찾거나 이때 분출한 물질에서 시료를 얻어야 한다.
https://www.liebertpub.com/doi/10.1089/ast.2021.0166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항공우주국의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서 생명체의 구성요소인 유기화학물질을 발견했다. 화성의 고대 호수였던 예제로 크레이터의 바닥에서 조사한 일부 암석에서 탄소 함유 유기화학 물질을 확인했다. 이것이 화성 생명체가 남긴 물질인지는 아직 모른다. 유기물은 생물학적 과정뿐 아니라 물리적으로 생산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빠르면 2031년에 지구로 운반한다.
10억 년이 지나면 태양계에는 생물이란 모두 멸종되었을 것이 확실하다. 어쩌면 태양계 밖의 외계 고등생명체가 지구를 방문하여 토양샘플을 채취하여 가지고 가서 생명이 살았는지 분석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