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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바라보는 시선(4): 잔인한 인간들

탠시 E. 호스킨스가 쓴 『런에위 위의 자본주의』의 내용이다. 오늘날 파크 애비뉴에서 살고 있는 영장류와 유인원의 후손들인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는 그들이 걸친 명품에 인간의 고통이 배경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리고 자신의 생물학적 유전자에 각인된 소유 강박증과 침팬지로부터 물려받은 서열 짖기에 몰두하고 있다. 


2013년 방글라데시 다카의 섬유업체가 들어서있던 건물이 붕괴하여 천 명 이상이 죽었다. 죽은 사람들은 베네통 등 고급의류를 생산하는 하청공장 직원이었다. 명품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인 아르마니 등은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갖고 있다. 전 세계의 명품은 인간 불평등과 노예에 가까운 노동을 이용한 물건들이다.


게다가 인간 최악의 잔인성을 드러내는 것이 명품산업이다. 세계 최대 모피 생산 국가인 중국에서 라쿤, 여우, 밍크 등이 모피 생산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면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감전사 당하고 있다. 뇌가 아니라 몸에 전기 충격이 가해지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죽어간다. 그뿐만 아니라 산채로 껍질을 벗기기까지 한다. 명품 가방과 모피 옷을 만들기 위해 동물 가죽을 산채로 벗기는 잔인성, 지구는 그리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잔인하게 외면하면서 인간은 명품이라면 정신을 잃고 달려든다.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창세 1.28.)라는 창조이야기의 왜곡일 수도 있다. 그것이 마치 자연과 환경을 무분별하게 약탈하고 파괴해도 좋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명품 산업은 인간의 ‘과시욕’을 이용한 산업이다. 그 산업은 명품산업이라기 보다는 ‘잔인함 산업’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당하다. 잔인성을 기반으로 각 사회의 상류층만 이용할 수 있는 값비싼 제품을 생산한다. 한편 정치적인 성향과 명품 구매는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고,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할수록 명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나타난다. 롤렉스시계의 대표 슬로건은 “클래스는 영원하다(Class is forever).”이다. 귀족이 되고 싶은 사람을 자극한다. 아우디 차는 “당신이 서 있는 위치, 아우디로 끌어올려라(Update your status with status).”라는 광고를 냈다. 지위향상을 원하는 사람을 자극한다. 프랑스혁명은 사라진지 오래다.


2016년 우리 사회는 최순실이 서열 짖기 경쟁에서 최고의 우두머리로 등극한 ‘반칙’에 모두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영장류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반칙’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게임 규칙이다. 우리사회는 돈과 성공이 모든 것일 정도로 삶의 모습은 척박하다. 많은 사람에게 대학은 졸업장이 목적이지 교육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학자에게 학위와 교수자리는 권력과 돈을 위한 수단이다. 이들은 ‘SCI’ 같은 단어나 교수평가를 싫어한다. 그 피해자는 학생과 학문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고어텍스 섬유 소비량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반면 속옷에 들어가는 고어텍스 섬유 소비량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독서 율은 최저수준이다. 명품을 갖고자 하는 욕구. 그것은 인간이 유인원의 한 종임을 보여주는 특성이다. 당신이 명품을 과시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더 유인원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유인원의 후손이다. 생명을 파괴하고 고통주고, 권력에 끊임없이 손을 내밀고, 가장 비싼 명품을 장식하고 자랑스러워한다면 자신은 진화의 산물이요 유전자의 꼭두각시요 유인원의 일원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문명’이 아니라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의 장이다. 그것이 ‘피곤’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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