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엽기 떡볶이 유감: 불행한 청소년에게 교육은 없다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는 4당5락(四當五落)이라는 ‘신화’가 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자는 네 시간, 여자는 다섯 시간, 그리고 바보는 여섯 시간을 잔다(Six hours' sleep for a man, seven for a woman, and eight for a fool.).”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그는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자지 않고도 전쟁에서 승승장구하였다고 한다. 에디슨도 “잠은 원시사회에서 물려받은 인생의 범죄이자 사치이다.”라고 말했다. 뒤에서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지만 이는 비과학적이고 잘못된 주장이다.


4당5락의 신화를 반영한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규 수업 시간은 세계 1위이고, 사교육도 가장 많이 한다. 어릴 때부터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잠과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2016년도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학생은 7시간 정도, 고등학생은 5~6시간 잔다. 이는 조사에 의한 평균 시간이고 많은 학생이 이보다 훨씬 잠을 적게 잔다.


과학계에서 권고하고 있는 청소년 적정 수면 시간은 8시간이다.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거의 80%가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절반은 하루에 운동을 1분도 못한다. 거의 80%가 수면 권장기준(초등생 9~12시간, 중고생 8~10시간)을 충족하지 못 하고 있다. 운동 시간 권장기준(전 연령대 하루 최소 1시간)을 충족하는 비율은 25.8%에 그쳤다. 하루 중 자유롭게 휴식하거나 노는 시간이 전혀 없는 아동도 24.2%에 달했다. 이들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아동은 0.9%에 그쳤다. 9%도 아니고 0.9%이다! 아이들은 놀 시간이 없으니 틈만 나면 방문 닫고 들어가서 휴대전화로 게임이나 동영상을 본다. 결국 스마트폰과 게임을 두고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매운 ‘엽기’ 떡볶이나 달달한 디저트를 많이 찾는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쾌감 호르몬’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쾌감이 늘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운 음식에서 얻는 쾌감은 일시적이며 중독성이 강하다. 매운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으면 위염, 위궤양 더 나아가 위암까지 갈 수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단 음식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스트레스가 잠시 해소되기 때문이다. 단 음식을 자주 먹으면 혈당이 크기 높아지고 빠르게 떨어지면 다시 단 음식을 먹는 악순환이이 반복되면 당뇨병 발생 위험도 커진다. 우리나라에서 암이나 고혈압 또는 당뇨병 발생이 청소년에게까지 늘어나는 배경이다. 육체적 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적 질병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OECD 국가들 중에서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청소년들이 불행한 사회는 교육도 미래도 없다. 청소년들이 불행한데 교육이 잘 될 리도 없고 삶이 행복할 리도 없다. 대체 무엇을 위한 대학입시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원하는 대학에 가서 병들어 산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미래형인재자녀교육(표지3D).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잠이 보약’은 진짜 보약 같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