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는 사회 현상은 과학에서도 다루어진다. 2023년 「네이처」는 인터넷 상의 확증편향을 다룬 연구를 실었다. 인터넷 상의 검색 엔진 ‘알고리즘’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순위를 통해 편향적 기사를 보게 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된다. 편견을 악화시키는 필터 버블(정보여과)에 대한 비판이다. 필터 버블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편향적이거나 가짜 뉴스나 근거가 빈약한 뉴스를 보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 즉 자신의 생각과 성향에 맞는 것만 본다는 것이다. 특히 가짜 뉴스나 신뢰도가 낮은 뉴스는 극우 성향의 사용자들이 좀 더 많이 소비하고 검색한다.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뉴스를 적극적으로 찾는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078-5
<사이언스>는 2020년 9월 지구 위에 올려놓은 투표함의 모습을 표지에 실었다. 그리고 ‘불확실한 상태의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실었다.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사회와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민주주의를 증진시킴으로써 인간의 삶과 사회를 나아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소개된 논문 중 하나는 미국 대선에 대한 논의였는데, ‘당파성’이 특히 강력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구의 약 40%는 특정 정당을 강력히 지지하고, 50%는 당파성이 약하고 10%는 당파성이 없다. 대선 캠페인은 강력한 지지층을 제외한 60%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당파성이 약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
정치적 성향이 유전자나 뇌 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선천적이고 바뀌기 힘들다는 뜻이다. 따라서 유전자나 뇌의 구조를 바꾸는 ‘불가능한’ 충격 없이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것은 자신이 좋아 하는 이성 스타일이 사람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이런 남자를 좋아하는데 저런 남자와 결혼하라는 것과 같다. 따라서 자신이 선호하지 않은 성향을 가진 사람의 말을 듣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아주’ 중도 성향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쪽 날개로 날아가는 새와 같다. 잘 날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삐딱하게 난다. ‘삐딱한’ 시각을 가지고 산다.
대통령선거가 끝날 때마다 ‘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허탈감과 함께 분노로 힘들어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선이 끝나면 ‘화병’ 증후군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많다.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뜻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비유하여 선거패배 스트레스 장애(Post Election Stress Disorder, PESD)라는 말도 생겼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스트레스 환자들이 늘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당일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크게 증가한다. 대선 투표 결과가 실시간 중계되면서 흥분하면서 과속 및 난폭운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검색이나 뉴스를 보는 시간을 줄이고 독서, 친구 만나기나 취미 등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정치성향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끼리 공유하는 지식이나 의견은 집단적 확증편향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