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문사회

학교 폭력

2023년 충남 태안에서 중학생이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여중생이 지하 주차장에서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이를 웃으며 방관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바닥에 쓰러져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여중생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발로 가격하고 가슴과 등을 잇달아 발로 내려 차는 한편, 머리채를 잡아끌거나 손바닥으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폭행당한 여학생은 코뼈와 안와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학교폭력 드라마 가운데 압권은「더 글로리」이다. 학교 폭력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절대로 아니다.


2023년 천안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기고 자살했다. 가방에서 발견된 수첩에는 유서와 함께 3년간의 학교폭력 피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유서에는 ‘학교폭력을 당해 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내 꿈, 내가 하는 행동 모든 걸 부정당하니 온 세상이 나보고 그냥 죽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너희들 소원대로 죽어줄게… 내가 신고한들 뭐가 달라질까.’라고 적혀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의 입에선 가족은 물론 학교 내에서의 소통부재를 호소한다. 피해를 알린 후 도움 정도를 5점 만점 기준으로 조사했더니 초등학교 3.57점, 중학교 3.59점, 고등학교 3.35점으로 드러났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피해를 알린 비율은 가장 높았지만, 알려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가장 낮았다.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는 질문에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나왔다. ‘학교 폭력 신고하고 나서 더 힘들어졌다.’, ‘너무 힘들어서 학폭대책심의위원회로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라고 말할 정도이다. 피해자는 여전히 구제를 기다리고 가해자는 대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누리며 살아간다.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은 뒤엉킨 채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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