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상기후'는 인간의 착각! 지구는 지옥이었다!

해마다 발생하는 몬순(monsoon)은 육지와 바다 사이의 온도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여름에는 육지가 바다보다 빨리 따뜻해져서 습한 공기가 땅 위로 올라가 비로 내린다. 겨울에는 빨리 식은 육지에서 시원하고 건조한 공기가 바다로 불어가 대륙이 건조해진다. 몬순의 영향은 나라와 지역별로 다르다. 동아시아의 몬순은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습한 공기가 이동하여 한반도와 일본, 중국 본토 등에 많은 비를 뿌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집중호우로 피해도 많지만, 이 비로 약 15억 명이 농업용수와 수력발전 및 산업개발 등에 사용되어 유용하다. 몬순으로 비가 와 농업에 도움이 되지만 파괴적인 가뭄과 홍수를 가져오기도 한다. 올해도 장마로 농업이 피해를 보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장마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과거에는 동아시아 몬순이 약 2천300만 년 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보았다. 2019년 「사이언스」에 올라온 논문에 의하면 매년 여름에 비를 뿌리는 장마(아시아 몬순)도 약 1억4천500만 년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동아시아 몬순은 시기별로 현저한 차이를 보였으며, 약 500만 년 전에는 훨씬 더 강력한 ‘슈퍼’ 몬순이 있었다. 이러한 몬순은 동아시아의 꽃식물을 촉진시켰을 것이다.


2023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몬순은 극심하게 온난화되었던 고제3기(古第三紀), 또는 팔레오기(Paleogene, 6600만 년 전~2300만 년 전)에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서 신제3기(Neogene, 2300만 년 전 시작)에서 확실하게 확인되는 여름과 겨울로 발전했다. 수천 년 동안 많은 산맥의 융기와 생성이 남아시아 몬순을 초래했다. 아라비아 반도, 동아프리카와 아나톨리아, 이란 산맥이 그것이다. 또한 타림 분지와 중앙아시아에 걸쳐 존재했던 내해인 파라테티스 해(Paratethys Sea)가 후퇴하고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아시아 대륙은 더 건조해졌다. 앞으로도 수천 년 동안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2019년 주장과는 다르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12825223001538


과거는 너무 멀어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의 미래는 확실하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가 40도가 넘는 무더위에 시달리고, 엄청난 폭우 또는 극심한 가뭄으로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몬순의 피해는 일상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와 일본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와 필리핀에 걸쳐 더 많은 비가 오고 일일 강수량 편차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티베트와 중국 남부 내륙은 건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기후라는 말을 한다. 이 단어는 매우 근시안적인 말이다. 지구의 기후는 늘 너무 뜨겁거나 너무 추웠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수만 년 정도밖에 안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시대는 아주 온화한 시기이다. 다시 말해 지구역사상 가장 ‘이상기후’이다. 지구온난화나 빙하기는 이상기후가 아니라 정상기후이다. 이제 인간은 지구의 참모습을 실감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끔찍한 곳이었다. 생명의 95% 이상이 멸종했고, 생명의 80%내외가 몰살하는 시기가 대여섯 번 있었다. 늘 춥거나 뜨거웠고 멸종하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무서운 곳이 지구이다. 우리는 잠시 우연히 참 이상한 온화한 날씨에 운 좋게 살고 있음을 곧 알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구온난화, 인간의 위기이자 진화의 기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