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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인간의 위기이자 진화의 기회


약 6억5천100만~6억3천500만년까지는 마리노(Marinoan) 빙기라고 부른다. 당시 적도 인근에서 형성된 퇴적물과 암석에서 빙하가 작용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 근거이다. 하지만 지구 전체가 완전히 얼음으로 덮였었는지를 놓고는 논란이 있어왔다. 2023년 북위 30~40도의 중위도 지역까지도 얼음이 녹아 바다가 노출된 곳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눈덩이지구 후기인 마리노 빙기 때 중위도까지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바다가 존재했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다세포 진핵생물이 빙기를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되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대빙하기로 대부분 멸종하고 원시적인 다세포생명만 살던 시기였다. 간신히 살아남은 일부 생명체들은 그 후 진화의 대약진을 하였다. 2011년에 약 6억 년 전 바다에 살았던 해초, 벌레 등 동물 화석이 중국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캄브리아기 이전에 살았던 동식물의 화석 3천 점이 발견된 것이다.


혹독한 기후는 당시에 살았던 생명에게는 ‘기후위기’였다. 하지만 새로운 ‘고등’ 생명이 탄생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수많은 새로운 생명이 등장한 것이다. 당시의 혹독한 환경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복잡한 인지기능이 기원하였다. 즉 학습과 기억, 공격성 등 복잡한 행동에 필요한 유전자가 약 6억 5천만 년 전에 기원했다는 것이다. 동물은 세로토닌, 도파민, 아드레날린과 같은 화합물이자 호르몬인 모노아민(monoamine)이 학습과 기억 같은 복잡한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한다. 이러한 모노아민 관련 대부분의 유전자가 당시의 좌우대칭동물(bilaterian. 왼쪽 오른쪽 얼굴을 가지고 있는 동물)에서 유래했다.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뇌신경 회로의 유연성이 활발해지고 발달되면서 동물에게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던 것이다. 결국 수억 년이 흐르고 인간이 탄생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39030-2#citeas


21세기는 기후위기이다. 그러나 그것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생명 특히 인간에게는 엄청난 위기이다. 그러나 생명의 진화라는 길고 장대한 자연의 차원에서는 기회이다. 대멸종 끝에 인간이 ‘대진화’를 하여 훨씬 지적인 존재가 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인간이 멸종하고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나타나 지구를 장악할지도 모른다. 기후위기는 인간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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