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은 비가 많이 왔다. 아니 슬프게 왔다. 충북에서 일할 때 좋아했던 선배와 동기한테 전화했다. 나 지금 오송역인데 거기 위치가 아디냐고. 돌아오는 대답도 나도 모르겠다. 거기가 어디냐. 근처에 있던 경찰과 소방에 물어봤다. 위치가 어디냐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는 고개를 숙였다. 근처 일대를 둘러봤다. 농민들이 물에 잠겨있는 농경지를 보고 있는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봤다. 우산을 폈다. “아저씨. 잠겨있는 지하차도는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5명의 아저씨는 똑같이 같은 곳을 가리켰다. “저기여. 근데 여기서 샛길로 가면 당신 모닝(기자 차)은 빠질 거여. 그냥 여기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여.” 충청도에서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한 나는 괜한 자신감이 생겨 아저씨들의 조언을 무시했다. 모닝은 차체가 낮다. 가지 말라고 했던 곳을 가니 차는 1/3이 잠겼다.
그냥 다시 후진했다. 재난 상황에서 누굴 믿나 싶었지만, 누군가 어려움이 생겼을 땐 모두를 위해 생각하는 구나라고 느꼈다. 다시 그 자리에 가서 여쭸다. “사장님. 제대로 알려주세요. 빨리 가야 합니다.”
카카오맵을 켜고 아저씨들한테 여쭤봤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가라. 가면 샛길이 나올 거다. 조심스레 달렸다. 아니. 미친 듯이 달렸다. 조그마한 엔진에선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내 맘은 그 소리에 비해 더 많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충북도 공무원이 그 샛길에 서 있었다. 어디서 오셨냐고 묻자 “기자다” 하니 빨간색 고깔을 치워줬다. 그곳에서 현장까지 3분. 당시 생각은 빨리 가야지 밖에 없었다. 현장에 도착했다. 비가 왔다.
(제 업로드가 늦어지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대로 정확하게 본 것을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